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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태 원장 | ||
환자의 식대까지 보험을 적용시킨 것만 연 6000억원이 소요돼 하류정책의 하이라이트로 등장했다. 결국 이런 것들이 부메랑이 돼 다시 재정 적자라는 고질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2008년부터 실질적으로 국민의 부담인 건강보험료율은 12% 정도로 인상하게 돼 직장인들의 임금인상율과 지역가입자의 소득증가율을 훨씬 초과했다. 의료수가는 공급자인 의원급은 2.3%, 병원급은 1.5% 인상시켜 임금 및 물가상승률 4.4%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는 예년의 관행을 되풀이했다.
국민과 의료계 양측 모두의 불만을 사기에 충분하다. 반성할 기미가 없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수가계약 방식, 애써 외면하고 있는 한정된 보험재정의 태생적 한계성, 실패한 포퓰리즘 정책의 표본인 보장성확대 등의 결과물인 셈이다. 이러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검토하고 수정하기 위한 의사결정과정에 의사들은 철저히 배제되고 무시당하고 있는 개탄할 현실을 극복할 대안이 없다는 것은 모멸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겉만 번드레한 건정심을 만들고 공익단체를 들러리로 세워 일방적으로 밀어 부치는 수가계약(안)을 막을 수 없어 병 의원의 대표는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고 항상 문제의 소지가 많은 다수결의 원칙과 그들만의 잔치로 내년의 수가와 보험료를 결정했다. 외눈박이 원숭이의 섬에서 온눈박이는 바보가 된 것이다. 국가는 생색을 내고 시민단체는 저질평준화나 좌파이념에 편승하기만 하면 된다. 그들에게 손해가 날 걱정은 추호도 없는 것이다. 복지부는 지속적인 보장성확대, 건보급여비 급증, 원유가의 상승, 경제여건 및 서민생활고 등을 감안해 건보료 인상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인식아래 다양한 재정안정화 방안을 강구하고 위원들의 치열한 논쟁과 고민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의료계로 보아 평균 5∼6% 이상의 의료수가 인상요인을 철저히 무시당한 셈이다. 모 학회에서는 지난해에도 의원급 의료기관은 평균 적자율을 7.12%로 파악한 바 있으나 2007년의 인상은 고작 2.3%에 불과했다.
연간 병원의 도산율도 8∼10%에 이른다. 급여행위료 수익이 의료원가와 같아져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에서조차 벗어나 있는 것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향후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불공정하고 불합리적인 현 수가계약의 거부권을 법제화시키고 주객이 전도된 합의 과정을 바로 잡아야만 동등한 입장에서의 협상과 자율계약이 가능하다. 국가가 제공하는 보험범위를 상세하게 계약하고 환자에게 주지시켜 그 범위를 벗어나는 서비스는 본인이 부담하게 해야 한다. 환산지수 연구결과를 수가협상에 근거자료로 활용하지 않겠다면 그 적용은 폐지해야 한다.
한정된 보험재정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한 지출구조를 개선시켜 가야 한다. 법에 의해 보험급여대상을 미리 정하고 점수 당 단가만 계약하고 심사라는 장치를 통해 쉽게 삭감해서 보험재정 테두리 내에서 보험의 틀을 운용하려는 숨은 의도를 버려야 한다. 민간보험과 사보험을 합법화시키고 경쟁구도로 가야 한다. 의협이 설립한 보험단체가 독립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최선의 방법으로 관리해 갈 수 있는 시기를 예측해 볼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건강보험과 의료공급자간의 갈등적 관계가 상호존중과 신뢰관계로 발전시키면 국민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분야만 발전해 가는 기형적 현실과 의료보험 때문에 퇴조해 가는 분야가 뒤 얽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간악한 국가권력과 나약한 의사들 사이에 생겨나는 이러한 현상들이 포퓰리즘적 의료보험정책 자체의 문제인 것이다.
박현태〈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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