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수 원장

현재 의료계는 정부가 연일 쏟아내는 각종 정책으로 인해 매우 혼란스럽고 무척 괴롭다. 현 정부는 임기를 이제 겨우 5개월 정도 남겨둔 레임덕에 빠진 정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브레이크가 없는 기관차처럼 의료계와 국민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의료정책들을 마구 양산해서 시행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전면 개악된 의료법 제정과 올해 8월 초부터 강제 시행에 들어가는 선택 병의원제를 포함하고 있는 새 의료급여제도 시행, 외래환자 본인부담 부과 방식의 현행의 정액제에서 정률제로의 전환, 9월부터 시행 예정인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그 예로 들 수가 있다. 현재 의료계는 이러한 정책의 강행에 대해 반대하고 있고 법적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지만 정부의 일방적 강행을 막기에는 현재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태를 보면서 먼저 의협의 정부에 대한 대응의 미숙함을 탓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부가 입안한 정책이 법안의 성격을 나타내기 전에 즉, 입법 예고 전에 더 나아가서는 보건복지부의 동향에 대한 빠른 정보 수집으로 보건복지부가 의료계에 해를 끼칠 정책을 초안으로 입안하기 전에 싱크탱크를 통한 대응 논리와 명분을 신속히 개발하여 청와대나 보건복지부나 국회에 동원 가능한 모든 합법적인 로비를 하여 그러한 정책이 법안으로 형성되기 전에 원천 봉쇄하거나 의료계의 피해를 최대로 줄이는 쪽으로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그러나 이전 집행부는 회원들로부터의 신뢰를 잃어 지도력을 상실한 채 그러한 잘못된 정책이 입안되는 과정까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를 못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로 인해 잘못된 새로운 의료급여 제도는 이미 시행중이고 외래환자 본인부담 부과 방식의 현행의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과 성분명처방 시범사업도 조만간 집행이 될 것이다. 　

현 시점에서 의료계가 그러한 부당한 정책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취해야 할 제일 중요한 일은 모든 직역 단체와 지역 의사회를 포함한 모든 회원들이 함께 하나로 힘을 결집하는 것이다. 이것을 기반으로 한 현 시점에서의 제일 중요한 투쟁 방법은 홍보 활동의 강화이다.

새 의료급여제도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진료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나쁜 정책이고, 외래환자 본인부담의 정률제 시행은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자신이 지급해야할 의료비를 일시에 과도하게 상승시키는 부당한 정책이며,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은 의약정 협의를 파기하는 의약분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부당한 사업인 것이다.
 
이 모든 정책을 이제 와서 의협이 저지하기에는 이미 늦었고 역부족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본다. 이 모든 정책을 정부가 무리수를 두면서 강행하려고 하는 근본 이유는 잘못된 의약분업으로 인해 그리고 입원환자의 식대를 보험으로 지급하게 하는 등의 무리한 선심행정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이 불안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현 정부는 불안정하게 된 건강보험재정의 적자를 국민의 돈으로 또는 의사들의 희생으로 메우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의 일들을 기회로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어질 정부의 무리한 정책의 양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의협은 건강보험재정의 부실화의 근본 원인인 잘못된 의약분업이 국회에서 재검토되어지도록 노력해야 하며 근본적인 변환이 이루어지도록 힘을 써야 된다고도 본다. 　

이제부터라도 의협은 이러한 부당한 정부 정책들을 저지 혹은 수정하기 위해서 홍보력을 최대로 강화시켜 강력한 홍보전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예를 들면 신문광고 투쟁이나 매스컴을 통한 토론회 개최, 특히 일선 기자들과의 긴밀한 접촉을 통해 이러한 부당한 정책들이 국민에게 미치는 해악에 대해 대중매체가 알리게 하여 국민들의 비난이 들끓게 해야 한다. 국민적 저항에 의해 정부가 백기를 들고 부당한 제도를 철회하거나 근본적인 수정을 할 때까지 홍보전을 지속해야 한다. 　

또한 야당과 여당의 실세들이나 대권 주자들에게도 현재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부당한 정책이 국민에게 미치는 해악을 홍보해서 그들도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도록 해야 된다. 그리고 의협에 대해 우호적인 시민단체들에게도 지원하여 의료계의 의사를 대변하게 하는 방법도 취해야 된다. 　

향후에 의협은 의료계의 의사를 대변해서 주장할 수 있는 전국적인 조직으로서의 시민단체들을 의협 차원에서 만들어 그 조직에 대한 지원을 해 주는 사업도 전개해야 된다. 이렇게 모든 효율적인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 현 정부의 부당한 처사를 국민들과 국회의원들 그리고 현 정권의 실세들에게 알려나가는 것이 현 시점에서의 제일 효율적인 투쟁 방법이다. 　

대선을 앞두고 정권을 재창출하기에 혈안이 된 현 정부의 실세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국민들의 원성과 질책이기 때문이다. 새로 뽑혀진 의협 회장과 임원진들과 모든 회원들이 합심하여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를 바란다.

김경수 <부산 김경수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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