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삼 소장

얼핏 작은(?) 문제인 것 같으면서 중요하고 그간 너무 소홀했었던 문제 중 하나가, 지금 우리의 너무나 귀하고 사랑스러운 후배들이 겪고 있는 공중보건의 문제인 것 같다. 이전에도 중요성 및 각별한 관심에 대한 의견 개진이 많았었지만, 필요만큼 부응하지 못한 결과, 무려 23명의 공중보건의들이 국가 부처에 의해 형사 고발되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됐다. 대부분의 선배들이 그 중요성을 몰랐던 것도 아니고 관심이 없었던 것도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오늘의 결과로 볼 때 아무래도 결과를 생산해 내는 적극적인 전략과 실천에는 그간 많이 부족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지금 회장을 중심으로 많은 분들이 이번 건에 대해 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아니 적어도 억울하게 당하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해당 공중보건의 선생들 외 많은 분들의 노력이, 최선의 혹은 노력에 합당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기에는 현실적으로 그리 우호적이지 못하다. 오히려 약간은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 대세인 것인 것 같다.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 막는다”고 이왕이면 미리 예방하는데 보다 더 집중하는 것이 앞으로 닥칠 더 큰 일을 예방하는 유일한 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공중보건의들의 중요성과 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임상을 중심으로 본다면 의사로서의 첫걸음이 수련의나 전공의로 보지만, 필자는 다소 견해가 다르다. 현재 의사들의 부족한 점으로 자주 거론되는 사회성 즉 우리가 속한 사회학(?)적인 소견으로 본다면 의사의 첫걸음이 대부분 공중보건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첫 아기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취학시의 기대감, 긴장감 그리고 그 엄청난 준비를 기억하시는지? 우리는 그간 이 소중한 후배들을 너무 관심없이, 따라서 별 준비없이, 첫걸음을 시킨 건 아닌지? 그냥 군 대신에 하니까, 쟤들은 엄청 호강하는구나. 빨리 3년 보내는 것이 최선이다 하는 식으로 간주하고 또 그렇게 교육을 시켜놓으니까, 후배들도 대부분 그냥 그렇게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중요성을 인식 못하고 아까운 시간과 기회를 낭비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지역주민 및 공무원 동료들은 바람직하지 못한 인식을 더 공고히 하게 되었다. 대학과 병원, 그리고 지역의사회에서 이들에게 보다 많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보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하여 첫걸음을 딛게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이번 고발건에서도 드러난, 공중보건의들의 근무 환경 및 실태에 대해 제대로 알았으면 한다. 주로 전공의 혹은 군의관 환경과 비교해서 매우 편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는 것이다. 아주 편하게(?) 지내려는 일부 후배들 외에 대부분의 공보의들이 겪는 현실은 그리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숙식을 포함한 경제적인 문제 외에 주로 대하는 시골의 나이든 환자들의 익숙하지 못한 문화, 같이 일하는 소위 노련한(?) 공무원 동료들과의 그 복잡한 갈등, 지역사회나 보건소 조직에서의 그 애매한 신분에 따른 말못할 스트레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업무의 한계 등이 결코 다른 어려운 과정에 비해 결코 더 힘들었으면 힘들었지 수월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선배의사들이 잘 모르는 그리고 최근에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공중보건의들의 어려운 환경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좀 더 구체적인 의견으로 지역의사회에서의 공중보건의들에 대한 관심과 교육을 주문하고 싶다. 공보의들의 핸디캡 중 하나가 지역화 혹은 지역문화에 대한 동화 문제일 것이다. 이런 기본적이고 중요하면서도 정말 어려운 문제를 각자의 능력에 맡겨놓은 것이 현실이다 보니, 많은 후배들이 지역에서 완전히 따로 지내다가 끝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게 되었고, 그 결과 본인은 물론 조직 및 지역에까지 의도는 아니었지만 해만 끼치고 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다. 이런 문제는 대학에서도 병원에서도 그리고 중앙의사회에서도 정말 제대로 된 처방을 하기는 힘들다고 사려된다. 누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개인적으론 잘 모르겠지만 기관으로 생각한다면 당연 해당 지역의 의사회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되며 다른 더 나은 대안이 있을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왕이면 공중보건의들부터 정말 사랑하고 제대로 가르쳐 머지 않은 미래에 발생할 각종 문제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이왕이면 미리 준비하여 예방하는 것이! 

김진삼 <김해시 보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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