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광식 이사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회장선거가 끝나고, 새 회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회원들과의 밀월기간이 잠시 진행되는 것 같이 보인다. 뜻하지 않게 서울시의사회는 새 회장을 뽑아야 하는 진통에 휩싸였다. 　

이번 두 선거의 특징은 전임자의 잔여임기만을 재임하는 짧은 임기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산적한 과제 해결의 제한 사항이 될 것이다. 반대로 과제해결을 잘 했을 때는 차기 회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짧은 기간 동안에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출된 회장에게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조건은 ‘입법적 리더십(legislative leadership)’이라고 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를 중심으로 설득과 협상을 기초로 하여 정책의 성공적인 입법적 통과에 초점을 두게 될 때 이를 `입법적 리더십'이라 한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법률로 제·개정되도록 해야 한다. 　

합법성에 이의를 제기하라. 이것이 `입법적 리더십'의 첫 단계이며, 회원에게 제시하는 공격의 목표이고 단합의 반석이 될 것이다. 　

그러면 합법성이란 무엇인가. 　

행정공무원은 국민의 편의 보다 자신이 일하는데 편하도록 법을 바꾸고 만들어 가는 경우가 있다(행정입법). 그런 경우 공무원 사회에서는 능력이 있는 공무원으로 인정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국회의원은 한 집단을 적당히 무시하고 지나치게 국민의 편의만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환영을 받을 수 있다(의원입법). 물론 재선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규제와 불공정은 합법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 　

합법성에 대해 우매한 국민은 별 생각 없이 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우리 의사사회는 지금까지 법과 정부 정책의 노리개가 되어 있었다.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와 같이 값싼 의료공급이 모든 국민에게 가장 좋은 당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는 의사에게 불리한 것이 국민에게 좋은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 　

그 좋은 사례는 소위 `연말정산 간소화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이 제도는 2005년도 8월에 소득세법 개정안으로 입법예고가 되어 있었으며, 2005년 12월에 개정이 되었었다. 이 내용이 의사협회에 알려진 것은 2006년도 3∼4월경이었고, 제도 시행에 순응하고 사실상 협조하고 있었다. 　

2006년 9월경 첫 `세무대책위원회'에서 김영진 강남구의사회장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외부에 노출되고 의사사회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제도 시행에 앞서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을 하게 됐었다. 　

아직 재판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결과에 따라 법개정이 이루어지거나 제도 시행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위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좋은 문제점이며 개선해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의료 및 의사와 관련된 법의 모니터링이다. 　

지금까지 의협 법제팀은 능력이상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여 왔다. 그러나 사회가 더 복잡해지고 법이 많아지는 현시점에서 보강이 필요하다. 직원 보강이 아니라 이를 모니터하고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법제위원회는 각 법을 책임지고 감시하는 전문가 수준의 위원으로 구성해야 하고, 각 위원은 관련된 법을 묶어서 `1팀원 1법 감시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법에 관한 한 주제별 전문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불합리한 제도와 불공정한 법에 대하여 이의제기를 하는 것이다. 　

각 팀원은 법제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의사에게 유리한 법의 제·개정에 사용해야 한다. 또한 모니터링을 하여 한 달에 한번 정도 의무적으로 보고서를 제출하여, 위원이 정리해서 법제이사와 회장에게 보고하도록 한다. 문제점이 발견될 때는 즉시 주변 팀원과 함께 T/F팀을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 　

최근 `의료급여제도' 변경에 따른 주수호 집행부의 대응은 많은 회원의 호응을 받고 있다. 합법성에 대한 이의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이의제기는 실패할 수 있다. 말로만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변인 출신의 회장과 말 잘하는 대변인에 대한 회원의 걱정이다.

국광식 <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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