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수 원장

현재 의료계에는 먹구름이 끼어있다. 의료계를 옥죄는 정부 정책들로 인해 의사들은 의업에 정진하려고 하는 의욕마저 상실하고 있다. 현 정부는 약사들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편이나 의사들에 대해서는 적대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한 것들을 잘 반영해주고 있는 예로 성분명 처방의 시범 사업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을 들 수가 있다. 　

성분명 처방 제도는 의사들의 처방권을 제한하고 약의 최종 선택권을 약사들에게 주는 제도로서 약사들만의 권익을 올려주고 국민들에게는 저질의 약을 줄 수도 있어 피해가 생길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는 의사에게는 처방권을 약사에게는 조제권을 준 의약분업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제도로서 정부가 성분명 처방의 시범사업을 강행하면 의료계는 정부가 나서서 의약분업 근본정신을 파기한 것으로 보고 차제에 의약분업을 원점으로 돌릴 것을 강력히 주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책 외에도 현 정부는 의사들의 진료권과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내용으로 의료법을 전면 개정하여 국회에 제출해 놓았다. 또한 의료비 연말정산 간소화 대책, 사업용 계좌 신설 강제와 같은 의사들을 옥죄는 정책들을 양산해내고 있다. 그리고 심사평가원을 통해서는 무지막지한 진료비 삭감으로 의사들의 얼마 되지 않는 진료비에서 환자들이 복용한 약값마저 빼앗아 가는 위법을 스스럼없이 자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 정서도 의사들에 대해 호의적이지는 않아 요즈음에는 의사 생활하기가 정말로 피곤하고 전문 의료인으로서의 긍지를 느끼기도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임 의협 회장의 역할은 무엇보다도 크다고 할 것이다. 의료계의 안정과 발전은 국민건강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의료계가 황폐화된다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지금 의료계는 사분오열 됐고 의협은 신뢰가 땅에 떨어져 회원들과 국민들로부터 멀어져 있는 상태다. 이 시점에서 이번에 새로이 선출된 의협 회장이 해나가야 할 일들이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의협 회장은 유능한 인재들로 집행부를 구성, 회무를 투명하게 하고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면 자주 회원들에게 회무를 공개하며 회원들로부터의 신뢰 회복에 힘을 써야 한다. 　

둘째, 의협 회장은 회원들을 위한 봉사자라는 확고한 인식을 통해 회원들의 소리와 집행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좋은 의견이면 적극적으로 회무에 반영하고 쓴 소리라면 겸허하게 받아들여 반성해야 하며, 회원들 위에 군림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독선을 버리고 허리를 굽히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셋째, 이를 바탕으로 하여 우선 분열된 회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데 힘을 써야 하고 국민에 대한 신뢰 회복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넷째, 의협 회장은 회원들의 대동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의료계의 목을 조아오는 현 정부와의 전쟁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나가야 한다. 의사들의 목을 계속해서 정부가 조이면 전면투쟁 밖에는 할 수 없다고 천명해야 한다. 그러므로 비대위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하여 실질적인 투쟁력을 높여야 한다. 의협 회장은 회원들의 의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단호히 저항해서 그런 정책이 집행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섯째, 의협 회장은 대정부 투쟁에 임해서는 자신이 감옥에 갈 각오를 하고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진두 지휘해 나가야 한다. 의협이 강해지지 않고서는 현재의 좌파적 정부로부터 얻는 것은 생존권과 의권의 박탈뿐이다. 지금의 정권은 경제정책 실패로 인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식물 정부이다. 그런 정부의 탄압에 대해 대동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한 의료계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를 할 것이다. 　

여섯째, 의협은 모든 지역의사회, 개원의협의회, 대학교수협의회를 포함시킨 대정부, 대국회 로비 단체를 정식적으로 만들어 적법한 정치세력화 운동과 적법한 로비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 　

회원들도 이제부터는 상호 비방과 분열을 멈추고 현재 의료계의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합심하여 의협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대정부 투쟁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다져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 나라의 모든 의사들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김경수 <부산 김경수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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