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우 회장

현행의료의 병리적 현상 현행 의료의 왜곡되고 부당한 체계는 의사와 환자에서 상호 대화적이고 합리적인 관계를 부정하고 의료의 기능적 왜곡을 조장시켜 상호불신과 의료를 부도덕한 범죄집단으로 몰아넣고 있다.

환자와 의사의 대화적 치료관계에서 자율성을 무시하고 독점적 행정권력이 부당하게 개입함으로써 갈등과 혼란에 빠지게 됐으며 의료사회의 정당성을 무시하게 됐다.

교과서적인 진료, 최선의 진료를 해야 함에도 현행 의료체계 하에서 `임의비급여'라는 부정적인 명분으로 선행의료가 불법·탈법적인 부당 의료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현행의료는 의료사회의 아노미를 가져왔고 환자와의 관계에서 의사로 하여금 대화적 관계가 아닌 전략적인 치료행위를 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임의비급여가 의사들로 하여금 인격적인 주체가 아니라 마치 암시장의 상인과 같이 밀거래의 의식을 갖게 함으로서 의료 정체성의 문제를 크게 일으키고 있다.

임의비급여는 의료의 자연발생적인 현상 현행 의료는 관료주의적 권위주의가 모든 의료를 지배함으로써 의료인의 기본권을 포괄적으로 제한하여 의료의 자율성이 철저히 상실되고 있다.

환자의 자기선택권을 극도로 제한하여 규격화된 진료 이외의 진료자체를 불법화하여 의료의 특성인 진료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법적 타당성도 없는 과도한 간섭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의료인격과 의료인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임의비급여는 진료과정상 불가피하게 발생하게 되는 것으로써 정당한 의료행위의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불법행위로 규정하여 의료인의 도덕적 근본을 흔들어 불신을 조장시키는 것은 위법적인 횡포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어디까지나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의료인의 진료권에 따르는 영역일 뿐, 의료의 다양성에 따르는 자연발생적 부분으로 이해해야 한다.

임의비급여의 법률적 문제 `임의비급여'란 치료 항목 중 요양급여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임에도 이를 요양급여로 처리하지 않고 환자 본인에게 전액 부담시키는 경우를 말한다. 공단에서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4항의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 비용을 받은 때'를 적용하여 공단이 요양기관으로부터 이를 징수하여 그 환자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요양기관이 요양급여 기준과 진료수가 기준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임의로 비급여 진료행위를 하고 수진자 본인과 보험 비급여 하기로 상호 합의하여 그 진료비용 등을 수진자 본인으로부터 지급받은 경우'(대판 99도4204, 2001. 3. 23. 대판 99두12267, 2001. 7. 12).

또 `보건복지부장관의 사전 인정을 받아 보험급여 내지 비급여로 시행할 수도 있는 이상, 요양급여기준에서 임의비급여 진료를 금지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2001구 16179, 2002. 6. 18) 하더라도 보험급여 기준의 상한 범위를 넘어섰다는 이유만으로 최선의 필요한 적정치료에 해당되는 부분을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것'으로는 볼 수 없다.

즉 요양급여기준과 진료수가 기준에서 정한 기준을 벗어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임의비급여 부분의 제한은 법률적 규정에 없는 것으로 이러한 임의비급여를 터잡아 부당하다고 함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75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다.

또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하여 행복추구권,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있다. 현행 법률의 위법성

국민건강보험법 제39조 제2항에는 `요양급여의 방법, 절차, 범위, 상한 등 요양급여의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이를 터잡아 2000. 6. 30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이 제정되어 효율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에 규정하지 않고 별도의 부령으로 규정하고 있다. 세부적인 사항은 의료기술의 전문성·기술성과 의료의 발전에 따라 보건복지부 고시로서 정하고 있다.

요양급여의 기준은 특정한 의료행위만을 하도록 제한적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그 밖의 일체의 요양급여대상이 아닌 진료행위는 오직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더구나 나아가 인정된 의료행위마저도 `보편적 진료'만 시행하도록 강요함으로써 대법원 판례 취지인 `최선의 진료의무'에 배치되고 있다.

부당고시 앞세운 강제는 '국가의한 법률적 폭력'
대대적 문제제기로 환자·의사 자율관계 회복을

이러한 점은 행정법규에 실질적으로 의료행위에 대한 본질적인 침해소지를 위임함으로써 위헌성을 내포하고 있다.

1. 행복추구권의 침해문제 `의사는 스스로 환자의 상황, 기타 이에 터잡은 자기의 전문적 지식, 경험에 따라 결정해야 할 것이며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닌 한 의사의 재량에 해당되며' 의사는 이러한 범위 내에서 최신 의술을 행하여 성취감을 가질 권리를 가진다. 환자 또한 최선의 의료를 선택하고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국가는 헌법 제36조 제3항에서 국민건강권을 보장하여야 하는 궁극적인 책임은 국민건강 보호의무로 가진 국가에 그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불가피한 임의비급여의 부당한 제한은 자유로운 계약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제한하여 헌법 제10조를 위배하고 있다.

2. 직업수행의 자유권 침해 의료인이 진료시 일일이 보건복지부장관의 허락을 받도록 한 것과 세부적인 고시사항을 벗어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은 헌법 제15조의 직업의 자유를 크게 제한 당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선택한 직업을 자유롭게 행사할 자유가 독점적 행정권력에 의해 무제한적으로 제한된다면 직업을 자유로이 선택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즉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에는 선택한 직업을 자유로이 행사할 자유가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직업선택의 자유와 직업행사의 자유는 국가안전 보장, 질서유지 및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제한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기본적이고 제한적인 의료행위만을 인정함으로서 불가피한 임의비급여까지 불법행위로 하여 의료기관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국가안정 보장, 질서유지 및 공공복리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 될 수는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의사가 선택한 직업을 자유로이 행사할 수 없고 제한된 범위의 의료행위만으로 과도한 규제를 하는 강제규정은 기본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과도히 침해하는 것이다.

3. 제한적인 의료행위 설정과 진료기준의 강제규정에 대한 법률 유보의 원칙 위배 국민건강보험법 제39조 제2항은 요양급여의 방법, 절차, 범위, 상한 등 요양급여의 기준은 보건복지부장관에 일임하고 있고 백지위임의 형태를 띄고 있다.

이는 명백히 법률유보의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특히 `요양급여 기준 및 진료수가 기준고시'를 벗어난 진료행위에 대하여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서는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임의비급여 문제와 불법적인 약제비 환수 등에서도 보듯이 법률유보의 원칙에 반하는 위협적이고 침해적인 행정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4. 위임입법의 한계의 원칙 위배 위임조항은 행정입법을 통해서 규율되는 사항의 내용 및 목적을 명시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당해 규정 혹은 법 전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내용이나 목적에 대하여 예측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법 제39조 제2항은 요양급여 대상이 될 진료행위의 범위와 그에 따른 요양급여의 기준을 하위법령에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실제로는 완전히 포괄적인 백지위임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요양급여기준 및 진료수가 기준고시'에서는 임의비급여 진료행위를 전면금지 함으로서 `행위제한'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요양급여대상이 아닌 진료행위를 특정하여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그 밖의 진료행위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일체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위임 입법 한계의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행정입법 재량의 일탈이라고 할 수 있다.

불가피한 임의비급여는 인정돼야 요양급여 진료수가기준에 따라 치료하는데 있어 충분한 치료를 할 수 없게 되는 경우 그러한 것은 의료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아니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규격진료의 틀을 어기고 적절하고 필요한 치료를 위하여 이에 필요한 추가비용을 환자들로부터 징수하였다면 이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본다. 환자들이 원하기만 하면 치료비의 내역을 알 수 있었을 것이고 기준 이상의 치료에 대해 환자가 부담할 것으로 동의하여 환자들은 병원이 보험기준을 초과하여 진료비를 징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럼에도 환자들의 진료비를 편취할 목적이 아니었다면 법적으로는 의료계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고 과잉한 부분이 있다면 단지 윤리적인 문제로 다루어질 수는 있다고 본다.

언제까지 진료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료수가에 불가피한 임의비급여까지 감수해야 하는가.

환자의 건강권, 행복추구권과 의료의 자율성 무시하고 법적으로도 부당한 고시를 앞세워 강제하고 있는 것은 `국가에 의한 법률적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계는 이러한 모순된 구조적인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공청회와 여론을 통하여 대대적으로 문제제기 해야 한다. 의료의 또 다른 음성적이고 회색지대인 `불가피한 임의비급여'를 반드시 시정하여 환자와 의사의 자율적인 관계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박영우 <강동구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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