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진료를 받은 청소년은 2015년 1만9852명에서 2016년 2만2531명, 2017년 2만5648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여성가족부에서 제작 지원한 5부작 청소년드라마 '오늘부터 하모니'의 한장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위험하다.’

청소년기본법상 청소년은 9세 이상 24세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 청소년은 가장 아름다운 나이지만, 반대로 가장 불안한 시기이다. 청소년기에는 호르몬에 의한 신체적·정신적인 변화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기는 판단능력이 미숙하고 감수성이 예민할 때로, 학업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 이성 문제, 가정 문제 등 정신적으로 흔들리기 쉬운 때이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기에는 호기심이 왕성하다. 급속한 산업기술의 개발에 따라 요즘 청소년들은 미디어나 SNS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이나 오락에 빠지기 쉽다.

이런 현상은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우울증과 조울증, 불안장애, 반항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 분리불안장애 등에 노출시켰다.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우울증 진료를 받은 청소년은 2015년 1만9852명에서 2016년 2만2531명, 2017년 2만5648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우울증 치료를 받은 청소년이 2년 사이에 1.3배(5796명)나 늘어난 것이다.

청소년의 우울증은 만성화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고 임세원 교수를 살해한 살해범도 청소년기부터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청소년의 자살 위험도 성인에 비해 30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소년 사망률 1위는 ‘자살’로 집계되고 있으며, 자살원인의 70~80%가 우울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우울증은 폭력이나 심지어 ‘묻지마 살인’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범죄소년(14~18세) 검거 인원은 39만8917명에 달했다. 하루 평균 200명 이상의 소년범이 붙잡힌 꼴이다.

청소년 범죄 유형을 살펴보면, '절도'와 '폭력'이 각각 39.9%(12만7749명), 32.9%(10만5429명)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살인, 강도, 강간, 방화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소년범도 1만2833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범죄자 중 4% 수준이지만,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사회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간 혐의로 붙잡힌 소년범은 2015년 1830명에서 2017년엔 1933명으로 늘었다. 폭력의 경우 2014년 2만82명에서 지난해 2만1996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청소년의 도박 중독 위험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청소년 도박 문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청소년 가운데 6.4%인 14만5000명이 도박 ‘위험 집단’으로 분류됐다. 이는 2015년 5.1%보다 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정신질환 치료 참여율은 저조한 실정이다.

청소년들은 여러 정신질환 문제를 겪고 있는데도 전문가를 찾는 경우가 많지 않다. ‘정신과 방문’에 대한 잘못된 사회 인식, 즉 '정신과 진료기록이 남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에 청소년들이 제대로 된 치료와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청소년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치료’에 앞선 ‘예방’이다. 즉 청소년이 우울증과 조울증, 스트레스를 안기 전에 이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는 우선, 가정에서 아이의 변화에 단지 ‘사춘기라서 그래’라는 반응보다 많은 대화와 함께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다양한 활동과 자원봉사 참여 등을 유도해 정신을 건강하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의사들은 청소년들의 고민 상담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우울증과 자살로부터 청소년들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런 가운데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박홍준)와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 청소년들의 정신보건’에 대한 MOU 체결을 통해 서울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지기로 했다.

홍미현 기자  mi97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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