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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사 2월호 낭만닥터 (남기세 남기세병원 원장)
의사신문 | 승인 2019.01.24 16:04

“골프를 통해 삶의 원동력을 얻고 
올바르고 정확한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척추 전문 정형외과 의사 남기세 원장은 의료계 내 소문난 골프 실력자다. 그는 골프를 통해 가꾼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환자를 대한다. 필드에서도, 병원에서도 ‘함께하는 삶’을 꿈꾸며 활기 넘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를 만나 이야기 나눴다.

 

군의관 때 시작한 골프, 이젠 에이지 슈터를 꿈꾼다

핸디캡 7, 베스트 스코어 68타. 의료계 내에서 골프 실력자로 유명한 남 원장의 이야기다. 군의관 시절 우연히 접한 골프는 그에게 스트레스 해소를 넘어 ‘행복’을 느끼게 했다. 그는 군 제대 이후 약 10년 정도 운동삼아 골프를 즐겼지만, 기러기 아빠가 되고 부터는 골프라는 매력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고 한다.

“아내와 아이들이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면서 주말에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지더군요. (웃음) 그때 다시 골프를 열심히 즐기기 시작했죠. 하루에 8시간 정도 연습을 한 적도 있어요. 한 타, 한 타 즐겁게 치다 보니 실력이 늘었고 지금은 싱글골퍼가 됐어요.”

최근에는 환자를 치료하는 일과 더불어 병원 내부에 관심을 쏟다 보니 골프를 칠 기회가 많이 줄었지만, 그럼에도 오랜 시간 골프만이 유일한 취미라고 말하는 남 원장. 그는 이제 에이지 슈터를 꿈꾼다며 밝게 웃는다. 

“에이지 슈터는 골프 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꿈이에요. 한 라운드를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스코어로 마치는 것… 70세라면 70타 이하를, 80세라면 80타 이하를 치는 거죠. 그렇게 되려면 항상 꾸준히 체력 관리를 하고, 경제력도 이어가며, 친구들과도 좋은 사이를 유지해야 해요. 끊임없는 자기관리가 필요한 에이지 슈터로 가는 길, 이건 제 삶의 원동력이 돼요.”

 

골프 전문 정형외과 의사가 모인 대한골프의학연구회 

남 원장은 마음 맞는 정형외과 의사들을 모아 대한골프의학연구회 창설을 주도했다. 골프를 좋아하는 50대 일반인 환자들과 골프 선수인 환자들을 보면서 전문적인 치료법을 고민하다, 마침내 행동으로 옮긴 일이었다. 

“허리를 다쳐 좋아하는 골프를 못 치는 50대 환자분들을 보면 자존감도 떨어지고 우울해하시더라고요. 또 언젠가 골프 선수 박결 씨가 병원에 온 적이 있는데, 다른 병원에서 팔을 쓰지 말고 약만 먹으라는 처방을 했다더군요. ‘이 선수는 지금이 절정기인데… 연습을 안 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치료법일까?’ 싶었어요. 실제로 단순한 부상이 아닌 조금 희귀한 질병이기도 했고, 골프를 좋아하는 의사로서 더욱 제대로 된 의학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남 원장은 당시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고 한다. 골프를 좋아하는 일반인, 골프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을 위한 전문화된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 이에 2017년 대한골프의학연구회를 창설했다. 

“‘약 먹고, 쉬어라’ 개념의 일반적인 예방·치료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골프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해야 했어요. 골프 전문 정형외과 의사가 되기 위해 스윙 자세, 골프 클럽의 적절한 스윙·밸런스·무게·그립·샤프트 강도, 골프 피팅, 골프 이론의 변천사, 골프 선수들의 마인드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선수들을 만나 디테일하게 공부했어요.”

부상을 예방하고, 잘 치료해서 100세까지 건강하게 골프를 칠 수 있도록 의사로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남 원장. 현재 대한골프의학연구회에서는 첫홀의 티샷 직전 체계화된 스트레칭 운동방법을 구상, 발표 직전 단계에 있다. 

“대부분 몸을 완전히 풀지 못한 채 골프 스윙을 해요. 그러다가 다치기 일쑤죠. 체계적인 운동방법은 ‘건강한 골프’에 있어 매우 중요해요. 티샷 직전의 체계적인 스트레칭 방법을 알리는 것, 향후 계획 중 하나입니다.”

 

골프는 삶의 원동력이 되는 운동
 
골프의 매력에 대해 묻자, 남 원장은 막힘 없이 이야기를 쏟아낸다. 의사 선후배, 동료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며 ‘골프 전도사’를 자처한다. 특히 오랜 시간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걷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골프의 큰 매력이라고 덧붙인다.

“물론 골프를 한 번 치려면 가격이 부담되지만, 최근에는 많이 떨어지는 추세예요. 또 요즘 현대인들, 4시간 이상 걷나요? 골프를 치면 꼭 4시간 이상 걸어야 해요. 무엇보다 혼자 할 수 없는 운동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죠. 그리고 골프는 잘 치는 사람, 못 치는 사람이 함께할 수 있어요. 핸디캡 문화가 보편화됐기 때문이죠. 골프는 배려의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전 운동도 되고, 사교성도 좋아지는 골프를 많은 분에게 권유 드리고 싶어요.”

게다가 골프는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게 남 원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남 원장의 부친은 아흔의 나이에도 한 달에 두 번 라운딩을 하고 있다.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소식하는 등의 생활습관이 몸에 밴 덕이다. 남 원장은 언젠가 3대가 함께 라운딩을 하고 싶다며 설렘을 표했다. 

“예전에 골프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하나의 탈출구였지만, 지금은 삶의 원동력입니다. 골프를 하기 위해 체력관리는 물론, 더 열심히 일하고,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 또한 더 넓어지게 됐죠. <서울의사> 독자분들에게도 골프를 적극 추천합니다. (웃음)”


척추 전문 정형외과 의사, 내겐 천직

지금은 척추 전문 정형외과 의사의 삶을 살지만, 남 원장의 꿈은 처음부터 의사가 아니었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 부모님은 농사짓고 밭일하기 바빴다. 그때마다 남 원장이 시간을 보낸 곳은 창고다. 그 안에서 이것저것 만들기를 즐겼다. 

“어려서는 토목 관련 일을 하고 싶었어요. 망치를 들고 부수고, 만드는 일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의사가 되면 어떻겠냐’는 부모님의 권유에 의대에 입학했고 본과 3학년 첫 실습 때 확신이 들었어요. 수술복을 입는 순간 진짜 내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웃음)”

남 원장은 의사 중에서도 ‘목수’와도 같은 정형외과를 택했고, 여러 분야 중에서도 척추를 택했다. 그는 여전히 자기 일에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천상 정형외과 의사다.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했을 때 그가 느끼는 보람, 어떤 말로 대신할 수 있을까. 

“두 달 전, 제 의사 인생에서 신기록을 세웠어요. 95세 할머님을 수술했죠.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압박골절이 생겨 서서히 마비가 진행되는 상황이었는데, 다른 병원에서는 위험 요인이 커서 ‘조금 더 버티면 어떻겠냐’고 했다더군요. 저도 처음엔 두려웠어요. ‘고령의 환자를 전신마취 후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이겨낼 거야, 이대로는 못 살아’라고 말하는 할머님의 또렷한 의식과 눈빛에 용기가 생겼죠. 수술에 대한 위험부담이 컸는데도 ‘죽어도 좋다’며 할머님께서 서명해 내민 수술 동의서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남 원장은 무사히, 그리고 다행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95세 고령의 환자는 3주 만에 마비 증세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눈물을 흘리면서 행복하다고 말하며 퇴원하는 환자의 모습을 본 남 원장은 또 한 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을 느꼈다.  

“그런 환자를 만날 때면 내게 이런 재주가 있어 도움을 줄 수 있구나 싶어 행복해요. 하지만 반대일 때도 있어요. 어머니를 직접 수술한 적이 있는데요. 첫 번째 수술은 잘 됐는데 3년 뒤 재수술 때 균 감염으로 어머니께서 고생하셨어요. 낮에는 의사로, 밤에는 보호자로 병원을 지켰죠. 의사는 참 힘든 한편, 자랑스러운 직업이에요. 매일 천당과 지옥을 오가죠. 하지만 전 이 일을 사랑해요. 그렇기에 즐겁게 살 수 있어요.”

 

‘덕(德)’을 품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할 것 

모든 일에 늘 최선을 다하지만, 최근 문재인케어 등 의료계 현안 때문에 속상할 때가 많다고 남 원장은 털어놓는다. 그러나 두 손 놓고 있기보단 후배들이 환자에게 올바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부회장으로서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100명 넘는 직원들에게 건강하고 안정된 직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병원 운영에 부단히 애쓴다. 

“녹록지 않지만 좋은 기술을 개발해 환자들에게 바른 치료를 하고, 가족 같은 병원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제겐 병원을 운영하는 세 가지 소신이 있습니다. 첫 번째, 오로지 의학적인 판단을 기준으로 한 최선의 방법과 차선의 방법을 환자에게 전합니다. 갖가지 변수를 의학적 판단에 섞지 않죠. 두 번째, 가능하면 직원들이 원하는 위치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내 병원’이라고 생각하는 직원들에게 충분한 대우를 합니다. 이 세 가지 소신으로 병원을 운영해나가려고 해요.” 

남 원장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다. 병원 운영 시, 세무·노무·재무 등 행정가로서 판단해야 할 때 의뢰할 수 있는 병원지주회사를 만드는 것. 10개 이상의 병원이 뭉쳐 환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남 원장은 그 길을 선도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 쉽지 않지만 그는 희망과 믿음을 품고 있다.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더욱 중요시하는 남 원장이기에 그의 꿈에 응원을 보낸다. 남 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삶의 철학과 <서울의사> 독자들에게 하고픈 말을 전했다. 

“아버지에게 배운 덕필유린(德必有隣)은 현재 가훈이기도 합니다. 덕이 있으면 반드시 이웃이 있고 친구가 있다는 뜻이죠. 제 아이들에게, 지인들에게도 강조할 만큼 삶의 모토로 삼고 있어요. 늘 조금 손해 본다고 생각해야 편하고 재밌게 세상을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끝으로 의사 동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 이럴 때일수록 똘똘 뭉치자고 말이죠.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서 의학적 판단에 따른 바른 진료를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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