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저검사를 국가건강검진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내장, 황반변성 등 안과 질환으로 인한 위험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은 생애 단한 번도 안과 검사를 받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에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복지부도 긍정적 평가를 내려 안과 학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복지부가 해당 사안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인 만큼 향후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안저검사가 추가될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으로 예정된 타당도조사에 대한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향후 예산확보가 건강검진 항목 추가의 주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규형 서울의대 교수

박규형 서울의대 교수는 7일 오전10시 국회도서관에서 진행된 ‘국민 눈건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3명만이 평생 한번 이상 안과 검사를 받는다”며 “안과 검사 중에서도 안저검사에 대해서는 합병증의 위험 때문에 매년 안저검진이 권장되는 당뇨병 환자조차 검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박 교수에 따르면 1257명의 제4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중 40세 이상의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 안 검진을 받은 환자의 수는 464명(36.9%)에 불과했다.

이는 제3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당뇨환자 1437명 중 지난 1년간 안저검사를 받은 자 547명(38.1%)과 비슷한 수치. 즉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박 교수는 “고령화시대에 우리나라 3대 실명질환인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실명 질환을 검진하는데 공통적으로 필요한 검사가 바로 안저검사다. 안저검사는 동을 통해 눈 속의 망막과 시신경유두 등을 확인해 질환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 검사”라고 강조했다.

즉 다시 말해 안저검사를 통해서 녹내장의 시신경유두를 확인하고 당뇨와 황반변성은 망막의 혈관과 황반부를 확인해 질병 유무를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안저검사를 국가건강검진으로 지정한다면 치료비 감소 및 의료재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인 것이다.

박규형 교수는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은 질병의 초기에 증상이 전혀 없고 상당히 진행한 후에야 주관적인 시력 불편감이 발생한다”며 “그러나 이미 진행 후에는 시력 회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한 시력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고령화시대에 치료를 위한 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증가되는 상황에서 국가적으로 안저검사가 이뤄진다면 이보다 더 효과적인 국민건강검진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복지부, 필요성 인정…타당성 조사 실시 예정 But 예산확보 미흡

이 같은 주장에 복지부도 안저검사를 건강검진항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긍정적 입장이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확보가 이뤄지지 않아 검사항목 추가를 위한 자료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 변수다.

정영기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안저검사를 건강검진항목에 추가하는 것에 대해서 2012년부터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검토는 검진 항목에 낭비적인 요소가 있는지, 목표 질환의 중요도 등을 종합해 이뤄진다”며 “현재 복지부는 안저검사를 검진 항목으로 넣어야 될 필요성이 상당히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

예산적 어려움에 대해서는 “다만 현재 상황에서 검진항목으로 추가하기 위해서는 원칙에 맞는 근거자료가 확보돼야 하는데 아직 해당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근거자료를 위한 타당성 조사를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데 현재 할당된 예산이 많지 않고 내년도 예산에도 책정되지 않아 어려운 가운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 여러 국회의원들이 예산 반영에 힘을 보태주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복지부 또한 타당성 조사를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갈음했다.

하경대 기자  hablack91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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