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료기관에서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으로 처분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방사성 폐기물이 무려 132만ℓ(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31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의료기관이나 산업체, 교육기관 등에서 경주방폐장으로 처분하지 않고 보관 중인 방사성 폐기물은 약 180만4411ℓ에 이른다. 200ℓ 드럼으로 환산할 경우 약 9000드럼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 중 의료기관이 보관 중인 방사성 폐기물이 △가연성 100만9050ℓ △비가연성 30만8194ℓ △동물사체 5577ℓ 등 총 132만2821ℓ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발생처에서 보관 중인 방사성 폐기물의 약 73% 상당이 전국 의료기관에 보관돼 있는 셈이다.

뒤를 이어 산업체는 총 26만2750ℓ, 교육기관은 15만7492ℓ 순이었다.

방사성동위원소 허가사용자는 원자력안전법 제53조에 따라 보관중인 방사성 폐기물 현황을 원자력안전기술원에 보고해야 하는데, 자체처분이 가능한 폐기물을 제외한 나머지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운영하는 경주방폐장으로 처분하게 돼있다.

권 의원은 "문제는 원자력안전법 제53조에 따라 방사성동위원소(RI) 방사성 폐기물 발생자가 원자력안전기술원으로 보고하는 현황 내역에는 중준위와 저준위, 극저준위 등 준위 구분은 물론 방사선량률마저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각 기관에서 보관 중인 방사성 폐기물이 어느정도 위험한 상태인지 파악조차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다.

권 의원은 "RI 방사성 폐기물도 국민 안전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안전한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며 "각 기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RI 방사성 폐기물의 방사선량과 준위 구분을 통해 높은 방사선량을 보이는 방사성 폐기물은 조속히 처분시설에 처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미현 기자  mi97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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