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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케어 이어 `원격의료'로 의료계 혼란 가중
배준열 기자 | 승인 2018.09.04 09:43

현 정부가 지난해 `문재인 케어'에 이어 의료계와 갈등을 부추기는 또 다른 `아이템'을 들고 나왔다.

이번에는 전 정부에서 의료계가 그토록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였던 `원격의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지난 7월 19일 열린 `의료기기 규제혁신 발표회'에 참석해 의료기기를 시작으로 다른 분야 규제 혁신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힌 직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원격의료 추진의사를 밝힘으로써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계획'은 기정사실화됐다.

복지부는 의료계를 의식했기 때문인지 원격의료를 일방적으로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고,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도서벽지와 군부대, 원양선박, 교정시설 등 대면진료가 불가능한 경우에 국한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의구심은 지울 수 없다.

정부의 원격의료에 대한 접근은 순서가 한참 잘못됐다. 진료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대면진료다. 원격의료는 절대 대면진료를 완벽히 대체할 수 없고 보완수단일 뿐이다.

정부가 진정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우선 대면진료를 최대한 활성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접근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광역시부터 읍단위까지 민간 병·의원이 진출해 있고, 병·의원이 없는 도서벽지에는 지자체에서 보건의료원·보건지소까지 운영하고 있어 국토도 좁은 우리나라에 섣불리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반면 의료전달체계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아 이런 상태에서 섣불리 원격의료를 도입하면 의원급과 중소병원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대형병원 쏠림현상만 극대화돼 대한민국 의료는 더욱 비정상화될 것이다.

전 정권에서 원격의료를 밀어붙이려는 독주를 막고자 의료계와 합심했던 현 정권의 야당 시절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돈보다 생명을'이라고 외쳤던 그들이지만 지금 그런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모를 `규제완화 혁신성장'만 외치고 있어 전 정권과 다를 바 없다. 아무리 정치인은 `표'만 의식하고,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다.

정부가 `문재인 케어'를 발표한 지 1년 남짓 지난 현 시점에 `원격의료'를 들고 나와 의료계를 뒤흔드는 모습을 보니 내년 이맘 때 즈음이면 또 어떤 설익은 정책을 들고 나올지 사뭇 궁금하기도 하다. 이런 정부에게 의료계는 대체 얼마나 더 실망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배준열 기자  junjunjun20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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