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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9번 내림마장조 작품번호 70 클래식 이야기 〈422〉 
의사신문 | 승인 2017.12.19 14:20

■교향곡 `9번'이라는 숫자 자체가 이 작품에서는 유머일 뿐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현대에 작곡되었지만 현대음악이라고 하기보다는 다소 근대적인 음악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말러의 뒤를 잇는 듯 음악적 어법과 표제적인 성격과 함께 정치적인 풍자를 표현하는 그의 음악은 서정적인 작품이라기보다는 절대음악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으로 그 속에서 표현되는 진솔한 소리가 바로 그의 참다운 주장일 것이다. 스탈린이 문화적인 열등감을 박차고 일어설 수 있는 새롭게 준비된 천재로서의 쇼스타코비치를 자유세계의 문화적 아성에 전면적으로 내세운 것은 자칫 그의 능력이 과소평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그 자신에게 주어진 제약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룩한 교향곡의 업적과 유산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하고 이러한 면들을 정확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다. 제한된 세상에서 펼쳐진 그의 천재성은 어떠한 수식어구도 필요 없으며 다만 좀 더 귀를 기울인다면 충분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쇼스타코비치는 교향곡을 15곡이나 남겼다. 그중 이 교향곡 제9번을 들어보면, 그가 `9번의 저주'를 의식했음을 역설적으로 알 수 있다. 베토벤 이래로 교향곡 제9번이라 하면 작곡가가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운 진지한 작품, 또는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작품 등으로 여겼다. 그에 반해 이 교향곡 제9번은 숫자가 주는 죽음이나 마지막에 대한 상징성과는 달리 유머로 가득하다. 그는 그러한 저주의 숫자놀이를 비웃듯 웃음으로 물리치고자 했다.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은 `9번'이라는 숫자 자체가 이 작품에서는 유머라고도 했다.

1948년 2월, 제2회 작곡가 비판사건이 발생하자 그는 미아스코프스키, 프로코피에프, 하차투리안 등과 함께 소련연방공산당 당국으로부터 `고전적 전통의 파괴자, 반민중적·형식주의적 작곡가, 타락한 서구 부르주아적 문화의 추종자'라는 심한 규탄을 받았다. 그의 진의가 무엇이었건 이 곡으로 인해 자신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으로 당했던 소용돌이에 또다시 휘말리게 되었다. 이 작품은 이러한 시대적 영향으로 인해 좋지 못한 평을 받았지만, 양식적으로 잘 완비된 작품이며, 짧고 간소한 형태의 교향곡이지만 겉보기보다도 훨씬 진지한 의도를 가지고 공들여 쓰인 보석과도 같은 걸작이다. 그가 이와 같은 곡을 쓰게 된 외면적 이유는 전쟁 승리에 의한 밝은 희망을 가벼운 형태로 노래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내면적으로 나날이 점점 강해졌던 그의 신고전주의적 갈구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스스로도 “이 곡은 작고 즐거운 것이다.

비평가는 공격하는 것을 좋아하겠지만, 음악가는 연주하는 것을 좋아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원숙의 경지에 달한 자신의 독자적인 기법을 재정리하고 일체의 군더더기를 버림으로써 하나의 고전적 완성된 세계를 향해 응집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위 `전쟁 3부작'의 마지막이 되는 이 교향곡은 제2차 세계대전 종료 후인 1945년 8월 이와노보 근교의 `작곡가 휴식의 집'에서 완성되었으며, 그해 11월 `승리의 교향곡'이라 불리면서 레닌그라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의해 초연되었다.

△제1악장 Allegro 보수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고전 소나타 양식을 상당 부분 고수하고 있다. 바이올린의 가벼운 연주로 시작되는 제1주제와 타악기의 행진곡풍 리듬 위에서 경쾌하게 연주되는 피콜로의 제2주제가 제시되고 두 주제가 섞이면서 자연스럽게 클라이맥스를 연출한다.

△제2악장 Moderato-Adagio 야릇한 우울함을 느끼며 목관악기로 간결하게 진행되는 첫 부분과 약음기를 끼운 현악기들이 연주를 느리게 풀어나가다 한결 간결하게 마무리하는 고전성이 엿보인다.

△제3악장 Presto 첫 부분은 클라리넷이 빠르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주제로 시작하며, 팀파니와 금관악기들의 짤막한 이행부를 거쳐 빠른 속도의 현악기들 반주 위에서 트럼펫 솔로가 낭랑하게 연주한다. 이어 피콜로로 넘어가며 현악기의 이행부를 거쳐 간다.

△제4악장 Largo 트롬본과 튜바가 위압적이고 무거운 짤막한 악구들을 연주한 후 바순 솔로가 매우 인상적인 긴 솔로로 응답한다.

△제5악장 Allegretto 폴카풍의 경쾌한 선율의 제1주제를 바순이 노래하고 바이올린이 이어받아 다시 연주한 후 오보에가 제2주제를 부드럽게 연주한다. 다시 바이올린이 제3주제를 노래하고 점차 음량이 커져 제1주제를 트롬본과 튜바, 저음 현악기들에 의해 종결부로 이어지면서 밝고 간결하게 마무리된다.

■들을 만한 음반
△제나디 로제스트벤스키(지휘), USSR 문화성 오케스트라(Melodiya, 1984)
△레너드 번스타인(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92)
△네메 예르비(지휘), 스코틀랜드 내셔널 오케스트라(Chandos, 1991)
△키릴 콘드라신(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Philips,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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