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설립된 `의사시니어클럽'이 올해 3월 대한의사협회 산하 조직으로 재편되면서 새 운영위원회가 꾸려졌다. 운영위 수장을 맡은 김봉옥 한국여자의사회장은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의사시니어클럽의 활성화를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김봉옥 운영위원장은 “많은 의사들이 의사로서의 삶만 알지 노인으로 사는 법은 잘 모른다”면서 “은퇴 후에도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봉사나 여가 개발, 친목, 일자리 연계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운영위원회는 의협 고문 2인을 비롯 의협 상임이사 2인, 개원의협의회 추천 1인, 의학회 추천 1인 한국의사100년기념재단 추천 1인, 여자의사회 추천 1인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최근에는 의협 제35차 종합학술대회에 세션을 마련해 의사시니어클럽의 출범을 알리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적어도 150명 이상의 회원들이 참석해 예상보다 정년 이후의 삶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걸 느꼈다”며 “평생을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선배님들이 은퇴 후 전문성과 품위를 유지하면서 보람 있는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발로 뛰는 심부름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2017년 기준 60세 이상인 의협 회원 5103명 중 56%가 60∼65세 회원이다. 또 시니어 회원의 90%가 교수나 봉직의이며, 개원의는 9%에 불과하다.

김 위원장은 “시니어 회원의 특성을 미리 파악해 앞으로 갑자기 늘어날 숫자에 대비하고 의사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회원신청서 자료를 토대로 시니어 회원들의 욕구 조사가 끝나면, 오는 9월부터는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미 시니어 활동이 활발한 여의사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의료계를 이끌어온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을 잘 모시고, 또 이분들이 쌓아온 지혜도 나누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며 “냉랭한 의료계에서 우리 스스로가 서로를 대접하면서 훈훈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시니어의 목소리가 열악한 의료 현실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위원장은 “의사로서 열심히 살아온 시니어 선배님들은 정부나 사회 바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격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시니어가 의료의 개혁을 주도할 수 있다. 은퇴 후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의사의 역할이나 의료정책 방향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sundrea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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