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학회(회장·배덕수)가 부인암 영역에서 광역동 치료 권고안을 발표했다.

학회는 “광역동 치료(PDT, Photodynamic Therapy)가 자궁경부암의 전암병변인 상피내종양(intraepithelial neoplasia) 치료법으로 국내에 소개된 이후, 의료계 일각에서는 장기(organ)의 수술적 제거 없이 보존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에 주목해 시행돼 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최근 광역동 치료 후 질환이 완치되지 않거나 재발한 환자들의 민원이 종종 보고되고 있는데, 대부분 침윤성 자궁경부암 환자들의 경우였다. 고가의 치료 비용 또한 환자들의 불만 사항이지만, 그 이전에 침윤성 암은 치료 후 경우에 따라 환자가 사망할 수 있으므로 항상 최선의 치료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이 점을 고려한다면, 광역동 치료의 사용여부는 충분한 임상연구 후의 과학적 근거에 따라야만 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산부인과학회 부인종양위원회는 부인암 영역에서 광역동 치료의 현황, 장•단점, 그리고 치료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에 대해 조사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광역동 치료는 지난 1995년에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이 암 치료법으로 공식 인정한 이후, 세계 각국에서 폐암·식도암·방광암·피부암 등의 치료에 쓰이고 있다”면서 “종양 부위의 비정상 암세포에만 장시간 축적되는 광과민성 약제(photosensitizer)를 투여한 후, 특정 파장의 레이저 광선을 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레이저의 에너지는 광과민성 약제가 있는 곳에서 조직내의 산소가 활성화하는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고 이렇게 생성된 활성 산소에 의해 비정상 암세포만 파괴되는 원리를 이용한 첨단 암치료법이 광역동 치료법이라는 것.

학회는 “부인암 치료 영역에 있어서도 광역동 치료법을 활용한 연구들이 국내외에서 보고됐는데, 자궁경부암의 전암병변인 자궁경부상피내종양(CIN, Cervical intraepithelial neoplasia) 2기 혹은 3기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장기적인 치료 성공률이 92.8~98.1%로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외음부암의 전암병변인 외음부상피내종양(vulvar intraepithelial neoplasia)의 치료로 광역동 치료를 이용한 연구결과에 힘입어, 미국산부인과학회 가이드라인에 외음부상피내종양 치료 방법의 하나로 광역동 치료가 소개됐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젊은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환자의 생식력 보존을 목적으로 광역동 치료를 적용한 연구들이 국내에서 보고됐으며 치료 후 정상 출산이 가능한 예를 보고하기도 했으나, 아직 그 안정성이나 유용성을 논하기에는 축적된 결과가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학회는 “레이저가 침투해서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 깊이가 5~10 ㎜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이보다 깊숙한 위치의 암세포는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 광역동 치료의 단점”이라면서 “광역동 치료 실패 환자들은 대부분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시행하지 않고 생검만으로 진단된 자궁경부 0기암을 포함한 상피내 종양 환자들임을 볼 때 침윤성 암을 완치하는 목적으로 쓰이는 데는 광역동 치료가 일차 치료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역동 치료법은 침윤이 없는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에 국한해 그 가능성을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론적으로, 부인암 영역에서 광역동 치료의 가능성은 전암병변에서의 효용성에 대한 경험 축적과 달리 침윤성 암에서의 결과는 아직 불완전하게 입증됐으므로 치료 효과의 과학적 입증까지 치료법으로서의 선택은 보류돼야 한다는 게 학회의 입장이다. 침윤 여부의 면밀한 판단 없이 광역동 치료의 시행은 보류돼야 한다는 것.

학회는 또 “국내 신의료기술로의 인정 및 국민건강 보험 급여화 확대 등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제도권 내에서 침윤성 부인암의 치료에 사용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부인암 영역에서의 광역동 치료는 전암병변의 치료 방법으로 인정될 수 있으나 침윤성암에서는 분명한 의학적 효과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사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준열 기자  junjunjun2015@naver.com

<저작권자 © 의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