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우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의료계는 물론 시민단체, 야당까지 반대해온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의료법개정안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원격의료 허용 등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 등을 심의했다. 하지만 다수 의원들이 법안 처리에 반대해 향후 재 심의키로 결정했다. 

특히 복지부는 법안심사소위원회 개최에 앞서 `원격의료 재 검토안'까지 제출했지만 전문위원실 등의 논의가 없는 등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안을 가지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5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원격의료 허용 법안은 가까운 시일 안에 다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원격의료 허용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지 못해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법안이다. 의사는 물론 국민들도 원격의료의 허용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도 원격의료 허용 시 의료비를 인상시키고 공공의료 서비스가 약화될 수 있다며 원격의료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상황에서 원격의료 허용이 우선이 아닌 응급의료시스템 및 산간 지역 산부인과 확대 등의 문제가 시급하다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는 12만 명에 달하며 한해 배출되는 의사의 수는 약 4천여 명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진들은 낮은 수가와 위험 부담이 적은 성형외과 피부과, 재활의학과 등으로 몰리면서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의료진들은 부족한 상황이다. 

지방의 경우 분만을 할 수 있는 산부인과가 없어 산모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응급환자 대처 및 수용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정부는 국민들까지 반대하는 `원격의료'를 고집을 피워가며 시행하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부는 원격의료를 허용하기 위해 지출되는 비용과 시간을 산부인과, 외과, 흉부외과 등 3D 진료과를 살리기 위한 정책에 사용하는 것이 국민들을 위한 정책일 것이라 생각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원격의료 허용 법안은 또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다. 의료계도 이에 대비해 정부를 설득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놓고 정부와 협상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홍미현 기자  mi97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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