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내음과 솔숲의 향이 어우러진 길, `대부해솔길'

`대부해솔길'은 시화방조제와 탄도방조제가 들어서면서 이제는 육지가 되어버린 대부도의 섬 주변을 따라 걸으며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특히 낙조전망대에서는 서해안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이다. 7개의 코스로 총 길이 74km의 대부해솔길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2월 좋은 걷기여행길'로 선정되었다.

■소나무 오솔길과 푸른 바다소리길의 환상적 만남

구봉도를 한 바퀴 둘러보는 1코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솔숲 속의 산길과 파도치는 해안길을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는 환상적인 코스다. 숲길의 시작점인 구봉공원 주차장에서부터 나지막한 언덕을 천천히 오른다. 나무 사이로 멀리 시화호 전경이 보이면서 가슴이 확 트인다.

길가에 가족 조각상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지나는 사람들을 반겨 맞아준다. 능선길을 지나 해안가에 있는 구봉약수터로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 본다. 하얀 조개껍질로 만들어진 해안가에 부서지는 파도의 노랫소리에 아이들이 신나있다.  

소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으니 꼬깔섬으로 넘어가는 개미허리 아치교의 모습이 눈앞에 다가온다. 만조 시에 물이 차면 마치 개미허리처럼 가늘게 보여 붙여진 재미난 이름이다.

다리를 건너 조그만 섬을 가로 지르니 바다로 향하는 나무데크가 길게 뻗어있다. 나무데크의 끝이 바로 이곳의 명소인 낙조전망대이다. 매서운 칼바람에도 사람들은 전망대의 상징적인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아름다운 낙조는 북망산 전망대에서 보기로 하고 추위를 이겨 보기위해 바삐 걸어본다.

바다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해안길로 내려오니 코끼리 열차가 사람들을 기다린다.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이 손을 흔들며 열차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이 다정스럽다. 멀리 선재교가 보이는 지점에 두 바위가 서로 마주 보며 서있다. 사이좋은 할매 할아비 바위로 오래 동안 이 자리를 지켜왔던 선돌이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님의 모습과 어우러져 더욱 정겹게 보인다.

어촌체험마을에 다다르니 아이들이 갈매기들에게 과자를 주며 신기해한다. 마치 훈련된 새들처럼 잘도 받아먹어 아이들 옆에서 지켜보던 어른들의 눈도 휘둥그레진다.

■붉은 노을에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 북망산 전망대

마을을 지나서 북망산으로 향하는 길 옆 바닷가에 외로운 소나무가 나에게 손짓을 한다. 미인송이라는 이름처럼 예쁜 자태를 자랑하며 당당히 홀로 서있다. 멀리 푸른 바다 너머로는 송도 신도시의 화려한 빌딩 숲이 바라다 보인다. 솔 숲 속의 캠핑장에서는 추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며 저녁 짓기가 한창이다.

해솔길의 리본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니 구봉도가 조금씩 얼굴을 드러낸다. 숨을 고르고 조금 더 오르니 멀리 시화호와 송도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몸이 날아갈 듯한 세찬 바람을 해쳐가며 마침내 정상에 다다른다. 사방이 확 트인 정상의 풍광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영흥도에 전기를 공급해 주는 송전탑들과 섬들이 어우러진 낙조의 장면이 정말 절경이다. 점차적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노을의 아름다움을 시시각각 사진에 담다 보니 추위는 어느새 물러났다.

해안가의 낙조전망대에서 보는 낙조와는 또 다른 맛이다. 
어느덧 주변이 어두워져 가는 것을 감지하고 더 늦기 전에 하산 길을 재촉해 본다.

마을길을 따라 걷다 보니 포도 농장의 포도나무들이 쓸쓸히 가지만 남아서 늘어서 있다. 마치 대부포도의 새콤달콤한 포도향이 풍기는 듯 입 안 가득히 침이 고인다. 아마도 늦어진 저녁 시간에 시장이 다가와서 그런 것 같다. 최종 목적지인 대부관광안내소까지 4시간여의 오늘 일정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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