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비추는 거울' 연극을 통해 예술 검열, 블랙리스트, 소수자, 전체주의 등 한국 사회와 문화예술계를 둘러썬 날선 화두가 던져진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2017년 시즌 프로그램 10편의 작품을 최근 발표했다.

올 시즌 프로그램의 문을 여는 '2017 이반검열'(4월 6일~16일)은 '권리장전 2016-검열각하'에서 선보인 작품을 확대했다. 이반은 주로 동성애자를 이르는 의미로 쓰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불온한 대상으로 낙인 찍혀 검열과 차별의 대상이 되는 모든 존재'를 의미한다.

특히 지난해 초연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5월 13일~6월 4일)가 재공연 형태로 참여한다. 이 작품은 다른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또 일반 고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집단주의의 모순에 돌직구를 날리며 '개인의 자유와 존엄'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담은 '파란나라'(11월 2일~12일)도 다시 관람할 수 있다.

창작 초연으로 선보이는 작품은 주제와 형식 측면에서 동시대성에 집중했다. 지난해 정기 공모를 통해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4월 21~30일), '국부 國父'(6월 10~18일), '에어콘 없는 방'(9월 14~10월 1일)을 선정했다.

시즌의 마지막 공연은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11월 23일~12월 3일)가 장식한다. 원작은 '안녕 주정뱅이'로 문단의 주목을 받은 권여선 작가가 지난해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실린 동명의 중편소설로, 박해성 연출가가 희곡으로 각색해 한국 사회의 바닥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현대인의 병든 내면을 들춰낸다.

이지선 기자  sundrea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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