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권역내 중증응급환자까지 책임지고 치료할 것으로 보인다. 전원조정센터 기능을 강화해 진료지연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장관·정진엽)는 지난 9월 30일 전북대병원에서 발생한 중증외상 소아환자 사망사건 후속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 2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원칙적으로 권역 내 중증응급환자를 책임지고 치료하되, 불가피하게 전원이 필요한 환자에 대해서는 전원조정센터의 역할을 대폭 개선하여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27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제4차 중앙응급의료위원회를 개최하고 ‘응급의료 제도개선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번 제도개선계획은 지난 10월 20일 중앙응급의료위원회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사례검토위원회’를 구성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응급의료체계 개선사항을 논의해 마련됐다.

복지부는 원칙적으로 권역내 모든 중증응급환자는 해당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치료하되 예외적인 경우에만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응급환자 전원 기준(안)을 마련하여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원칙적으로 권역 내 중증응급환자의 최종치료를 책임지고 수행하되, 대동맥박리, 사지절단 등은 모든 권역센터에서 24시간 치료체계 갖추기 어려워 결정적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재난 상황으로 인한 의료자원 고갈 △환자 및 보호자의 전원 요구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전원이 가능하다.

전원이 가능한 경우라도 적정한 응급처치를 통해 환자의 상태가 안정화되고, 전원에 따른 이익이 손해 가능성보다 크다고 의사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적정한 전원으로 인정하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적정 전원기준을 마련하는 목적은 전원 자체를 제한하거나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적절한 전원을 관리하여 한 명의 환자라도 전원으로 인한 위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라면서 “현장 의견을 수렴하여 권역응급의료센터 운영지침(‘17.3월 시행) 및 응급의료기관 평가지표(’17.8월 시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의료기관에서 응급환자를 전원 보내려면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각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환자 상태를 반복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등 매우 비효율적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화를 통한 전원 요청으로 정확한 환자상태 전달이 어려웠고, 전원 실패에 따라 정형외과적 수술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의 동일하고 반복적인 통화만 이뤄진 것이다.

복지부는 의료인의 전원 업무 부담을 줄이고 비효율적 전원으로 진료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응급환자 전원지원 정보시스템’을 마련, 제공할 계획이다.

내년 3월에 예정된 1차 개선을 통해 권역응급외상센터가 전원이 결정된 환자의 검사·진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취약지 원격협진 시스템’을 개선하고, 10월에 예정된 2차 개선을 통해 모든 응급의료기관이 다른 기관에 동시 전원 요청 가능, 전원 흐름 관리 등이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한다.

이에 따라 최초 전원 요청이 실패하면, 동시에 다수 기관에 의뢰하여 전원받는 병원을 결정하게 된다.

전원지원 정보시스템이 마련되면 전원보내는 병원은 전화·메신저 등 다양한 통신 수단을 활용하여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며, 다수 병원에 동시 전원 요청이 가능하여 의료인의 불필요한 업무 부담이 감소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전원 수용 병원은 응급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환자가 도착하기 이전에 알 수 있어, 신속한 응급수술 및 진료 준비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환자․보호자 입장에서도 전원에 따른 불필요한 중복 검사를 최소화하여 비용 및 진료시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또 응급환자 전원조정 총괄기관으로서 전원조정센터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전국 어디서나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전원조정센터 대표번호(1800-3323)를 마련했으며, 앞으로도 권역간 전원이 필요한 환자가 적절한 병원에서 신속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전원조정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예산은 2016년 17억2700만 원에서 2017년 23억1700만 원으로 5억 9천만 원 증액됐다.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응급의료체계상의 문제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기된 과제들도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우선 환자 이송과 관련해, 119구급대의 최초 응급환자 평가 방법을 응급의료기관의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 도구’와 연계되도록 개선하여 환자가 적시에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원거리 이송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용 지역을 6개→11개로 확대하고, 소형헬기를 중형헬기로 전환하여 이송 반경을 광역화하며(100→200km), 중증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을 위해 야간 운항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권역외상센터의 중증외상환자 수용률 제고, 부적절한 전원 관리를 위해 평가를 강화하는 한편,  외상진료체계 내실화를 위해 중증외상환자 진료병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외상전문 수련기관을 통한 인력 양성 및 응급의료종사자 대상 외상전문처치(Advanced Trauma Life Support, ATLS) 교육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고된 제도개선과제 중 권역응급센터 최종치료 역할 강화, 신속한 전원 조정․지원을 통한 진료 지연 방지 등 즉시 개선이 필요한 과제는 바로 해결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해 “사례검토위원회 등을 통해 개선필요사항으로 논의된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방·감시체계, 응급의료 지역균형발전전략 등 중장기 과제도 관련 전문가와 함께 개선방안을 지속 논의하여 ‘2018-2022 응급의료 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배준열 기자  junjunjun2015@naver.com

<저작권자 © 의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