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관측 이래 최고의 기온을 기록했고 열대야에 폭염에 유난히도 무더웠고 우리를 지치게 만들었던 올 여름도 다 지나가고 어느새 가을을 바라보고 있다.

초등시절 배웠던 가을 추, 거둘 수, 겨울 동, 감출 장, 백발가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올 한 해를 서서히 추스르고 결실을 맺어야 할 시간이 불현듯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

아울러 가을은 각 지역 단체들에서 유난히도 많은 체육행사들과 다양한 산행 단풍놀이 등 건강 운동모임들이 개최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9월 마지막 주말 어느 날 서울시의사회 댄스동호인들이 모여 조촐한 댄스파티가 열렸다.

Golfer MD 선생님들이 그동안 In Door에서 스윙 맹연습으로 물오른 자신감과 충분히 갈고 닦은 퍼팅감각으로 Field에 나가서 Good Shot을 연발하며 신사의 스포츠를 충분히 즐기듯이 Dancer MD들도 평소에 피눈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올 여름 땀으로 고생을 하셨을 터인즉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고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인 댄스파트너에 열과 성과 공을 다 들였던 터이다.

그래서 나름 향상된 실력과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Ball의 Dance Floor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온 몸으로 아우르며 모두에 약속된 Dance Figures를 바탕으로 멋진 신사숙녀 Dance Partner와 교감을 나누며 예술세계의 고상한 즐거움과 쾌락을 만끽하게 된다.

이날은 Waltz Viennese Waltz Tango Fox Trot Quick Step의 Modern Dance 5종목과 Cha Cha Rumba Samba Jive Paso Doble 등 Latin Dance 5종목 그리고 가을에 잘 어울리는 Blues와 Jitterbug 등 다양한 Social 종목들이 소개되었다.

각각의 종목들이 모두 다 나름대로 특징과 맛과 재미가 다르다. 이런 맛 때문에 댄스파티는 항상 즐거움과 재미가 넘쳐난다. 마치 도덕적인 당위성은 충족시킬지언정 일부일처제가 성의학 관점에서 본다면 그리 바람직한 제도는 아니라는 사실과 같은 맥락이리라.

어쨌거나 모두가 식사에 열중하느라 Dance Floor가 Clearing 되었을 때 Viennese Waltz 곡이 흘러나온다.

게다가 귀에 익은 유명한 Pop Singer인 Nana Mouskouri의 Try To Remember 라는 곡이다. 그녀의 허스키하면서 호소력 있는 음색과 비엔나왈츠 특유의 화려함과 경쾌하고 흥겨움이 아우러진 곡을 즐기며 멋진 숙녀분 파트너와 아름다운 감정을 교감하며 예술혼을 서로 공유하는 즐거운 순간이었다. 유행가 가사에 차라리 꿈이라면 깨지 말 것을 간절히 바라는 내용이 떠오르는데 이를 꼭 두고 하는 말이리라.

너무나 황홀한 그 순간을 꼭 붙잡아 두고 오랫동안 기억해보려는 요량으로 그 가사까지 음미해본다.

　My Life이 Slow & Mellow했던 좋았던 때!
　My Self가 Tender하고 Callow Fellow였던 아름다웠던 때!
　My Pillow옆에 Dream이 넘쳐나던 희망 가득하던 때!
　My Ember of Love이 Billow하던 청춘시절 그 때!

댄스가 끝나고 텅 비어버린 플로어에서 Try To Remember를 반추하며 깊어져가는 가을 그 쓸쓸함과 아쉬움을 온몸으로 느껴본다.

김현식〈Art Dance & Sexuality Therapy Clinic원장, KODTA 한국예술치료의학회 부회장, 서울시의사회 댄스동호회 부회장, DrKim 여성의학Clinic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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