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이 기상 관측 이래 최고로 무더웠던 여름이다. 6월 말부터 지난주까지 무려 두 달 여 내내 불쾌지수 높은 짜증나는 날씨가 지속되었고 폭염과 잠 못드는 열대야로 모두가 지치고 힘들었던 기간이었다.

외부 온도 변화와 폭염 열대야에 따른 불쾌지수와 스트레스 증가를 실제로 확실하게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1995년 여름 시카고와 2003년 유럽 폭염 이후 사망률 급증에 대해 연관성을 밝히면서 열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는데 기온 32도 이상일 때 신체가 받는 스트레스를 Heat Stress(열 스트레스)라고 한다.

기온 32도 이상 환경에서 오랫동안 노출되면 우리 몸은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하며 혈관기능 이상으로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는 체온조절 시스템에 이상을 초래하며 체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폭염 등 더운 날씨에 심장과 뇌 혈관의 체온조절 체열방출 기능에 과부하가 생겨 피로감·짜증·현기증·호흡곤란 등의 전신증상과 심한 경우 열조절 중추의 이상으로 열사병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열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건 고온에 취약한 뇌이다. 뇌가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신경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를 손상으로 기억력 장애와 인지기능 감소 등의 뇌기능  이상을 초래하게 된다.

그리고 열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공격성과 자제력을 담당하는 뇌에서 전두엽 부위가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제력과 이성적 판단능력이 저하되며 사소한 일에서도 공격성과 폭력성이 증가하게 된다.

온도와 습도가 높을수록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 파울 교수팀은 30도 이상의 기온에 노출될 수록 폭력성과 무계획적 행동을 하게 되고 미국 FBI는 여름철에 범죄 발생률은 6%에서 최고 16%까지 증가하며 특히 강력범죄인 살인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해 다른 계절에 비해 16%가 많아지는 것으로 발표했다.

그중에서도 노출이 많아지는 계절의 특성상 성범죄도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예년의 경우를 언급할 필요도 없이 올 여름동안 성범죄 발생도 상당한 수준으로 발생했을 것이며 해마다 되풀이되는 해변 피서지들에서의 폭력사건이나 성추행, 성폭력 등 성범죄 기사가 거의 일상화 되다시피 하여 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하철이나 대중 공공시설에서의 몰카 촬영, 음란 행위, 성추행사건 증가가 특이할 만하다.

우리 MD 선생님들은 옛 고승들의 일화를 꺼내지 않더라도 극심한 외부 Stress에서는 Morpine 보다 강력한 Endomorpine의 분비로 통증을 이겨낼 수 있듯이 무더운 여름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Heat Stress가 극심한 상황에서도 한겨울 뼛속까지 스미는 냉기와 살을 에는 눈보라를 떠올리며 폭염 무더위와 열대야 불쾌지수를 날려버리는 정신력을 시험해볼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로 기억되는 올 여름으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조만간 무더위 잠잠 해지고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지면 클리닉을 찾는 황망중에 길 잃고 헤매는 나약한 어린 영혼들을 세심히 돌봐줘야겠구나∼….

김현식〈Art Dance & Sexuality Therapy Clinic원장, KODTA 한국예술치료의학회 부회장, 서울시의사회 댄스동호회 부회장, DrKim 여성의학Clinic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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