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개업의들이 힘든 이유는 사람들이 성에 대해 아직도 부끄러워해서 병원방문도 쉽지 않고 방문한 사실을 소문내지 않기 때문이다. 발기부전이나 조루증 왜소음경 등을 숨기고 싶어 한다.

특별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기크기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목욕탕에서도 자신의 성기가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구석에 가서 몸을 씻든가 아침 일찍 아무도 없을 때 가든가 한다. 자신의 성기가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랑삼아 성기를 노출시키고 다니지만 작은 사람들은 자신의 성기를 수건으로 감춘다.

평생을 목욕탕에 간적이 없는 사람도 있다. 성기가 작다고 생각하여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10대에서 6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군대 가기 직전의 청년들도  목욕탕에 가지 않고 혼자 집에서 샤워하다가 군대 가게 되면 자신의 성기가 작다는 것이 노출되는 것이 두렵고 떨리기 때문에 찾아온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의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아버지도 있다. `아들의 성기가 너무 작은 것 같은데 나중에 문제없나요?' 남자들은 크고 강한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 `작다'라는 것이 남에게 발각되면 수치심에 어쩔 줄을 몰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심하다. 동남아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처럼 왜소음경에 대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

40대의 남자환자가 아내로부터 `당신의 성기가 작은 것 같다.'라는 말을 들은 후에 말도 안하다가 이혼했다고 말하는 것을 보아도 남자들이 자신의 성기크기에 얼마나 예민한가를 알 수 있다. 키가 작다는 말은 견딜 수 있어도 성기가 작다는 것은 참지 못한다.

지난주에는 10년 전에 음경암으로 성기를 절단한 60대 후반의 환자가 내원했다. 사업상 술집에서 2차를 가는 일도 있는데 아가씨에게 돈을 주며 `끝내주는 남자'라고 소문을 내달라고 부탁한단다. 제거된 남성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에 만족하고 감사한다면 인생을 보다 즐겁게 보낼 것이라 생각해본다.

얼마 전에는 성기에 바셀린을 넣은 후 부작용으로 고생한 환자가 내원했다. 겨우 치료가 끝나서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환자인데 자신의 성기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상담하러 왔다. 그 고생을 했는데도 크기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강한지 놀라울 정도다. 이와같은 환자를 만나면 의사도 난감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언젠가 자신의 성기가 작다고 내원한 63세 환자의 경우는 죽은 후에 자신의 시신을 많은 사람이 볼 텐데 그 때 자신의 성기가 크게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분의 성적 열등감이 어느 정도로 사무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돈과 명예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권위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성기가 크다고 성생활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부인과 질환을 야기할 뿐이다. 부인과 질환의 많은 부분이 남자의 성기가 크고 성관계 시 깊숙이  삽입하는데서 발생한다. 실제로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성기는 작지 않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성기는 보통이거나 보통이상인 경우가 많다.

섹스 중독 환자들 중에 70% 이상이 성적 열등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부모로부터 선택받고 싶은 요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고 자란 사람들이 수치심과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데 이들 가운데 성적 열등감을 갖게 되고 거절감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자신이 갖고 태어난 외모나 능력을 다른 사람과 비교당하면서 자란 사람들은 정상적인 대인 관계를 갖지 못하고 따라서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지 못하며 정상적인 성관계도 하지 못한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자신의 성기크기에 투영되어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무거운 짐을 지고 비교 당하면서 자유하지 못하고 어둠에 끌려 다닌다. 가끔 신문지상에 보도되는 성 추행 살인사건도 대부분 이런 사람들에 의해 자행된다. 부모와 자신에 대한 분노가 사회적 분노로 표출되고 범죄로까지 이어진다.

성범죄가 발생하면 악마의 짓이라며 돌을 던진다. 성범죄를 변호했던 국선변호인은 그들이 그러한 범죄를 일으킬만한 환경에 노출되었다고 한다.

같은 세로토닌 제제를 정신과에서 우울증치료제로 하면 보험이 되나 비뇨기과에서 조루증으로 처방하면 삭감되는 실정이다. 발기부전 치료제가 보험이 안 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조루증은 질환으로 분류해야만 된다.

우리나라에서 성문제는 아직도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성범죄가 발생하면 돌을 던지기 전에 우리나라 정치 교육 가정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점검하는 기사가 실려야 된다.

그리고 성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이란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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