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심초음파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의 연구와 노력으로 지난 20여 년간 역동적인 발전을 이뤄왔다. 그 가장 중심에는 한국심초음파학회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993년 창립된 한국심초음파학회는 소규모로 시작해 그 출발은 미약했지만, 현재는 심초음파 관련 학문적 역량을 국제적인 수준 이상으로 올려놔 우리나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심초음파학 중심 국가로 발돋움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순길 한국심초음파학회 신임 회장(한양대구리병원 심장내과)은 “일본과 비교했을 때 예전에는 논문 수나 질이 1/10 수준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미국심초음파학회(ASL)나 유럽심초음파학회(ESE)와 같은 세계적인 초음파학술대회에 발표되는 우리나라 논문이 그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몇 년 전부터는 유럽이나 미국의 심장학회가 우리나라 심초음파학회와 조인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심초음파학회에서 개별 국가로는 일본과 우리나라를 가장 중요시할 정도다. 하지만 그동안의 학문적 발전에 비해 국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김 회장은 “심장초음파 검사는 일반 초음파 검사와 달리 심장수축력, 판막협착, 압력차 등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심장의 형태와 기능을 모두 검사한다. 형태만 보는 검사에 비해 들이는 전문지식과 인력, 시간이 소요되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 수가가 적용되지 않으면 정확도가 높은 고가의 기기들을 확보하기 어려움과 동시에 병원마다 기기나 인력 수준에 있어 차이가 많이 나게 된다. 결국 환자에게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순길 회장은 “병원마다 초음파 수가가 다르다. 구리병원은 지역 특성상 매우 저렴한 편”이라며 “기계 수준, 의사와 심초음파 기사의 능력 등의 표준치가 마련돼야 한다. 심초음파학회와 정부가 여러 가지 면에서 협조해 표준화를 이뤄야 할 것”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심초음파학회는 지난 2009년부터 ‘심초음파 인증의 제도’를 제안하고 실행 중이다. 이는 심초음파 검사 시행에 있어 임상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증의 자격을 심사, 인정해 수준 높은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학회는 올해까지 12년째 시험을 치르고 자격증을 수여하고 있다. 매년 200명 정도의 인증의가 배출되며 현재까지 2000여 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증의 제도에 대해 이미 개원하고 있는 의사들의 심리적인 반발이 있었지만, 교육해야 한다는 학회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관련 타과 학회와 최대한 협조해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26차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가 오는 9월 24일(토)부터 29일(목)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지난 2008년부터 꾸준히 준비한 학술대회인 만큼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 학회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개최될 전망이다. 국내외에서 의사만 4~5000명 정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좌나 좌장으로 초청된 외국 학자만 200여명이다. 초록도 70여 개국에서 1400여건 이상 접수됐으며, 그 중 280편이 우리나라 논문으로 국제적으로도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지선 기자  sundrea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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