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희 기자

지난 5∼6월 메르스 사태 여파로 중단됐던 의료계 각종 학술대회가 지난달 23일 열린 서울시의사회 제13차 학술대회 및 제20회 서울시의사회의학상 시상식을 필두로 예년보다 좀 이른 8월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섣부른 판단인지는 몰라 조심스럽지만 지난 몇 년간 개원의들의 중심이 된 각종 학회에는 보톡스, 필러, 쁘띠 성형  및 간단한 미용 시술 등을 강의하는 내용이 참 많았다.

기본적인 진료만 해서는 늘어나는 임대료며 인건비 등을 맞추기 어려워 개원가의 블루오션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 열리는 학회는 좀 다른 것 같다. 물론 미용 성형이나 보톡스, 필러, 레이저 시술 강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간과했던 기본적인 진료에 더욱 충실하고 재해석하자는 분위기가 많아졌다.

먼저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지난 6일 개최한 2015 추계학술대회 및 제34회 연수강좌에서 `일차진료 경쟁력 갖추기'를 주제로 피부 및 미용 성형 강의 등을 배제한 채 만성질환 환자에서 안전한 NSAID 선택, 2차성 고혈압의 감별과 약물치료, 당뇨, 고지혈증 맞춤치료 등 알지만 다시 개원의들이 꼼꼼히 챙겨야 하는 내용들에 대해 집중 강의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유태욱 가정의학과의사회장은 “학회 주제 선정시 항상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기본적인 진료와 초심을 잊지 말아야 국민건강수호의 최일선에 있는 개원의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주제를 정했다”고 밝혔다.

위장내시경학회도 당연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제26회 추계학회에서 개원의가 꼭 필요하고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위장과 대장으로 분야를 나눠 회원들이 실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꾸몄다. 특히 국가적인 사업으로 시행되고 있는 위·대장 내시경 시술과 관련해서 실제적으로 전공의 시절 대학에서 심도있게 배울 수 없었던 점을 파악해 내과 전문의로 실제 개원가에서 해야하는 내용을 위주로 강의하고 시연해 다시 한 번 기본을 다잡았다.

개원가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각종 학회가 생겨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불합리성이야, 더 이상 말로 하기에도 지친다. 그러나 어떻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아직도 의사를 존경의 대상으로 본다.

기본에 충실한 것이야말로 의사들이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것 같다.

김동희 기자

김동희 기자  ocean830@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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