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4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제약협회가 의약품 수입국으로 전락하는 한미 FTA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제약협회(회장·김정수)는 지난 24일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을 고사시키는 방향으로 FTA를 추진한다면 국민건강과 제약산업 생존을 위해 한미 FTA체결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제약협회는 선별등재제도를 관철하기 위해 미국의 요구조건을 대폭 수용하는 협상전략을 포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미국의 지나친 가격인하 요구는 명백한 내정간섭행위이며 미국의 의도대로 가는 차별적인 제네릭 의약품 가격인하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의약품의 공공성을 감안하여 WHO 등 국제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미국의 과도한 지적재산권보호 요구를 거부하라고 밝혔다.

제약협회는 대승적 차원에서 한미FTA지지입장을 표명해왔지만 복지부가 제약산업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보다는 오히려 앞장서서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다른 부처는 해당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반해 복지부는 제약산업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시민 복지부장관이 FTA체결로 다국적제약사에 추가이익이 돌아감으로써 발생하는 건강보험재정 손실분을 약제비 절감정책을 통해 상쇄하겠다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결국 FTA로 위기에 처한 국내 제약산업을 약제비 절감정책을 통해 더 한층 궁지로 몰아넣겠다는 것이라고 제약협회는 주장했다.

문경태 부회장은 “의약품분야에서 미국의 전략적 목표는 국내 제약산업을 고사시킴으로써 항구적 이익을 취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의도는 의약품 특허범위를 넓히고 기간 연장요구, 국내 제네릭의약품의 가격을 대폭 낮추라는 요구에서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부회장은 “미국이 의약품과 제약산업이 전략적 가치를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 정부는 이익의 균형을 모색하기보다는 부처의 단기 현안에 몰입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정수 회장도 “의약품 시장을 다국적 제약기업에 내어주는 것은 제약산업 황폐화를 넘어 제약주권과 국민건강권을 잃는 중대 사안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민 건강권에 대한 다국적제약기업의 개입 범위가 넓어질수록 국민은 속수무책으로 폭증하는 의료비를 감내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약협회는 복지부는 건강보험재정 절감정책의 첩경이 국내 제약산업을 육성하고 제네릭 의약품 시장 진입을 쉽게 하여 저렴한 양질의 의약품을 확보하는 것을 잊지 말 것을 경고했다. 김동희

김동희 기자  ocean830@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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