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온갖 병을 달고 살던 `아이'가 국내 유일 소아류마티스 관절염 전문가가 됐다. 그는 어린 환자의 작은 부분까지 보듬어 주고 환자들을 위한 진료, 사회 홍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한림대성심병원 김광남 교수다.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과'라서 그런지 어린아이처럼 맑고 개구쟁이스러운 미소가 입가를 떠나지 않는 산타클로스 같은 의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김 교수는 어릴 적 각종 전염병에 원인 모를 관절염까지 온갖 병에 시달리느라 학교 가는 날이 손에 꼽힐 정도였다고 말한다. 그는 허구한 날 학교에도 못가고 집에만 누워 지낸 덕에 누구보다 아픈 사람의 마음을 잘 아는 의사가 된 거 같다고 설명한다.

특히 그에게서 눈뛴 것은 왼쪽 가슴 한켠에 `디즈니 캐릭터 배지'였다. 소아과 의사라서 소아환자들의 눈높이 진료를 위해 차고 있다. 어느덧 이 배지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김 교수는 “청진기만 봐도 울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익숙한 만화 캐릭터에 빠져들어 울음을 그친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진찰을 한다”고 말하는 모습에 열정이 보였다.

더욱이 김 교수는 소아류마티스 환우 모임인 `무지개 모임' 전신적 지주로서 각종 자문 및 강의를 자처하고 관절염에 대한 사회의 인식 개선 홍보에도 열심이다.

김광남 교수는 “진료실에서는 물론 환우회들과 캠프도 다닌다. 이로인해 가족들과의 여행이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조차 못한다”며 “자처한 사서 고생 덕에 비록 집안에서의 입지는 좁아졌지만 그는 보람된 활동으로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며 기쁨을 찾고 있다”고 흐믓해 했다.

홍미현 기자

홍미현 기자  mi97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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