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를 꿈꾸던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홍창권 학장의 말이다. 의사 가운을 입었지만 그는 목소리는 물론 이미지까지, 성악가의 옷이 무척 잘 어울리는 포스를 가지고 있었다.

홍 학장이 `음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라고 한다. 합창단 멤버를 뽑기 위해 노래 한 소절씩 부르게 했던 음악선생님이 홍 학장의 음악 소질을 찾아낸 것이다.

홍 학장은 “당시 나는 음악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별 생각 없이 노래를 불렀는데 음악선생님이 내가 세계적인 성악가 소질이 있다며 무료 레슨을 해주겠다고 해 이때부터 음악과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를 넘어 큰 무대에서 실력을 발휘 하는 등 음악의 소재를 마음껏 내보였다. 그리고 고2때 뇌졸중으로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의 자리도 음악으로 이겨냈다. 홍 학장에게 음악은 사랑이자 어머니였다.

하지만 `음악과'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다. 고2학년이 되면서 나의 진로를 걱정했던 가족들 때문이었다. 당시엔 예술을 하면 배가 고프다는 인식이 많았다. 홍 학장은 아버지와 형의 뒤를 따라 `의대'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홍 학장은 “내가 음악에 그토록 빠져들었던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노래를 통해 스스로 위안을 얻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 학장은 “지금은 클래식과 오페라 공연장을 자주 찾는다. 특히 내 음성과 비슷한 톤을 지닌 독일의 성악가 바리톤 `헤르만 프라이'의 노래를 감상하며 못다 이룬 성악가의 꿈을 마음 속으로 그려보기도 한다”고 했다.

홍미현 기자

홍미현 기자  mi97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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