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개최된 대전시의사회 정기총회에 이어 오는 20일부터 시도의사회 정기총회가 본격 시작된다.

'의사회'라는 조직이 회원들의 권익을 지켜주고 있으며, 이를 이끄는 집행부의 합리성과 열정을 기반으로 전국 개원의들의 목소리가 한데 모아지고 있는 것은 여지없는 사실이다.

지난해 전국 시도의사회 정기총회를 취재하며 느낀 것이 있다. 각 의사회마다 분위기와 결은 조금씩 달랐지만 단 하나, '일차의료활성화'에 대한 갈증만큼은 모두 같았다.

불합리한 의료수가 속에서도 개원의들은 희생을 감내하며 꿋꿋하게 동네의원을 지켜왔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는, 어떤 획기적인 보건의료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의료계 상황은 어떤가. 정부가 보건의료정책을 정비하거나 개선하기는커녕,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와 건의사항을 의사-환자간의 대립으로 각을 바꾸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 5분 거리에서 시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개원가 활성화에 대한 제도적 접근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일차의료활성화 대책 강구가 시급한 시점에, 재벌 주머니 채워주는 원격의료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일선 의료현장의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작년 시도의사회 정기총회에서 가장 많이 논의된 것이 바로 `원격의료를 통해 대기업과 대형병원들이 의료분야 소비를 독점,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키는 것'이었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원격의료 추진 및 영리병원 허용은 지역 기반의 자본력이 약한 소규모 의원 및 중소병원을 무너지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역 의료인프라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렇듯 동네의원이 줄도산해 의료접근성이 낮아지면, 결국 피해는 온전히 국민들의 몫이다.

의-정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열리는 전국 시도의사회 정기총회 개최를 앞두고 착잡한 기분이 든다. 최선진료, 소신진료를 갈망하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정부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지윤 기자  bluewatch3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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