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의 뒷바라지로 서울대 문리대 전임강사로 발령을 앞둔 청년이 급성 임파성 백혈병 판명을 받았다. 이 병은 `Love story'에 여주인공이 앓아 죽었던 병이다. 영화 대사 중 기억이 나는 것은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이다.(중간생략)… 환자는 얼마 후 사망했고, 여동생의 가슴 메이는 구슬픈 울음에 주위의 모두 울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Love story의 주인공처럼” 중에서…”

지난 33년간 내과학교실 교수로 진료와 교육에 힘썼던 중앙대병원 신장내과 유석희 교수가 정년퇴임을 기념해 발간한 `기억속의 환자'라는 책 내용 중 하나다.

이 책은 유 교수가 인턴생활 시절부터 퇴임 전까지 의료현장에서 함께한 환자들과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그래서 책 제목도 `기억 속 환자'다.

유 교수를 만나 ‘기억 속 환자’ 책에 대해 들어봤다. 유 교수는 “정년을 기념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그 동안 블로그를 통해 연재한 ‘잊지 못할 이야기’ 속 환자들을 책으로 만들어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 그리고 의사들의 애환, 환자와 가족들의 아픔 등 의료현장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감동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인턴 시절의 여러 과 환자, 전공의 시절의 내과의 여러 분야 환자, 내과 군의관 및 국방부부대 의무실장으로 본 환자, 신장내과 교수로 경험한 환자 등 70년대부터 2013년까지 100편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전했다.

그는 “오래된 이야기는 기억으로, 최근 이야기는 병록지를 참조해 기술했고 글 에피소드 하나마다 의미 있는 제목을 다느라 진땀을 조금 뺐다”고 웃음지었다. 그의 책 속 100편의 제목을 보면 ‘술 먹은 개(알코올 중독자), 입하나 덜러 서울로 보내었더니(결핵성 복막염) 등 눈길을 끄는 제목들이 많다.

유 교수는 “정년퇴임을 기념해 의사로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수필집을 발간해 뜻깊다”고 말하며 “현재 방송통신대 법학과에 재학중이다. 그동안 의료사고 배상 분야쪽에서 일을 해왔다. 향후 의사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미현 기자

홍미현 기자  mi97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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