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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브루크너 교향곡 제8번 C장조 클래식 이야기 〈420〉
의사신문 | 승인 2017.11.27 17:54

■실의에 굴하지 않는 영웅적인 면모를 과시한 아름다운 교향곡
브루크너는 1884년 9월 교향곡 제8번 제1악장의 스케치를 끝낸 후 1887년 8월 작품을 완성하였다.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과 노인이 된 자신의 육체적 무능력에 저항하는 굳센 의지가 담긴 음악으로 실의에 굴하지 않는 영웅적인 면모를 과시하고자 했다. 마침내 완성한 대작을 그해 9월 지휘자 헤르만 레비에게 이 교향곡의 악보를 보내면서 이 같은 메시지를 동봉했다. “할렐루야! 드디어 교향곡 제8번을 완성했습니다! 이 사실을 저의 예술적 아버지께 가장 먼저 알려드립니다. 아마도 이 작품을 좋아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레비는 당시 뮌헨 궁정악단의 지휘자로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7번과 〈테 데움〉을 성공적으로 연주해낸 지휘자였다. 레비는 브루크너의 강력한 지지자 중 한 사람으로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과 제7번의 출판을 돕기 위해 모금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 교향곡의 악보를 받은 레비는 이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곧바로 악보를 되돌려 보내자 브루크너는 크게 상심해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다. 그는 교향곡 제8번을 개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1889년부터 2년 동안 이 작품의 개정 때 제자 요제프 샬크가 참여하여 이 작품의 두 번째 버전을 완성했다. 1890년 그가 샬크와 함께 완성한 버전의 초연은 1892년 12월 한스 리히터가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에 의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이후 활발히 연주되었다. 초기 버전의 새 에디션이 출판되기까지 국제 브루크너협회의 활발한 연구가 뒷받침되었다. 이 후 1934년 국제 브루크너협회는 브루크너의 의도에 충실한 믿을만한 에디션의 필요성을 제기하게 되었고 음악학자 로베르트 하스가 이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했다. 하스는 교향곡 제8번의 1877년 버전이나 1890년 샤크 버전 모두 무시한 채 오로지 초기 버전 중 브루크너가 작곡한 부분만을 참고로 하여 새로운 에디션을 과감하게 감행했다. 그 결과 교향곡 제8번은 매우 감동적이고 세련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하스가 샬크의 개정부분을 인정하지 않고 대담한 시도를 함으로서 이 작품의 제3, 4악장은 전혀 다른 작품이 되었다.

하지만 이 역시 하스 개인의 주관이 너무 강하게 들어가 문제가 되었다. 또한 개정시기가 제2차 세계대전 무렵이어서 하스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개정한 것 때문에 종전 후 문제가 되었다. 결국 1945년 브루크너의 의도에 좀 더 충실하고자 레오폴트 노바크가 이 교향곡 에디션의 새로운 책임자가 되었다. 노바크는 1955년 이 작품의 새 에디션을 준비하면서 브루크너와 샬크가 함께 완성한 1890년 버전을 참고했다. 노바크는 샬크가 추가한 것을 제거해 최소한의 편집으로 새 에디션을 완성했고, 교향곡 제8번의 1887년 버전도 수정하여 그 해 1887년 버전의 초연도 이루어졌다.

노바크는 바그너 튜바 외에 하프를 사용하여 더 신비로운 음향효과를 만들어냈으며, 악보에 ‘가능하다면 3대의 하프’를 표시하여 브루크너가 이 교향곡의 색채감을 얼마나 중요시했는지를 암시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노바크 에디션을 사용하면서 좀 더 확장된 오케스트레이션을 보여주고 있다.

△제1악장 Allegro moderato 현악기의 트레몰로와 호른의 지속음이 깔리고 저음현이 신비로운 주제를 연주한 후 모호하게 진행하면서 저음현으로 제시된 제1주제는 마치 거대한 건축물을 구성하는 벽돌처럼 또렷해지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는 더욱 깊어진다. 점차 오케스트라가 거대한 트레몰로를 터트리면서 저음현과 금관악기에 의해 압도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단편적으로 제시됐던 주제들은 그 윤곽을 서서히 드러내면서 장대한 클라이맥스로 끝을 맺는다.

△제2악장 Scherzo: Allegro moderato 브루크너 특유의 개성이 그의 어떤 교향곡에서보다 더 강하게 나타난 음악이다. 집요하게 반복되는 리듬 패턴도 흥미롭지만, 호른의 팡파르와 높은 음역에서 반복음형을 연주하는 바이올린의 음색은 숭고하고 환상적인 색채감을 만들어낸다.

△제3악장 Adagio 음악적으로 정점을 이루고 있다. 전 악장 중 연주시간이 가장 길다. 첫 부분에 바이올린이 제시하는 선율은 그 호흡이 길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무언가 열망하는 듯하다. 일부는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와 유사하다. 특히 마지막에 팀파니와 심벌즈, 트라이앵글, 하프까지 가세한 폭발적인 절정은 바그너 음악의 부분과 매우 유사하지만 브루크너 특유의 거대한 에너지와 장대한 느낌은 바그너 음악과는 또 다른 감동을 맛보게 한다.

△제4악장 Finale 군대가 돌진해 오듯 무시무시하게 시작하면서 분위기를 압도하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브루크너 연구가인 로버트 심슨은 “브루크너가 시도한 새로운 종류의 피날레”라며 “그 거대한 느낌이 마치 거대한 성당과 같은 건축물을 연상시킨다”고 표현하였다. 바그너 튜바 4대가 가세한 관악과 현악의 트레몰로가 자아내는 벅찬 희열과 함께 막을 내린다.

■들을 만한 음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75) △오이겐 요훔(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65)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65) △세르쥬 첼리비다케(지휘),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EMI, 1995) △한스 크나퍼츠부슈(지휘),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Westminster,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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