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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메르스 사태 계기로 `현명한 정부'를 기대한다
의사신문 | 승인 2015.08.17 10:37

   

강현수
종로구의사회장

작년 이맘때 우리는 세월호 침몰로 인해 수많은 생명을 잃은 허탈감과 자괴감을 겪었으며 또한 대립과 갈등으로 해를 넘겼다. 이번에는 난데없이 중동 바이러스인 `메르스'가 소리없이 들어와 우리 국민 모두를 불안에 떨게 하더니, 결국에는 영세한 개원가를 침몰의 위기까지로 몰고 왔다.

메르스 감염초기 어느 복지부 담당자는 메르스 환자를 신고하지 않은 병의원을 처벌하겠다며 으름장부터 놓았다.

이는 메르스에 대한 아무런 사전 준비도 없이 초기 대응에 실패한 행정당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마치 병의원에 전가한 듯한 발언으로 들릴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일반적인 발언이라고 둘러대기는 했지만, 이는 그동안 얼마나 권위적으로 의료 행정을 이끌어 왔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탁상행정의 일예일 것이다.

물론 병원내 감염에 대해 병원의 의료인들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일단 메르스로 확진이 난후 의료인들은 신속하고 차분하게 대처했다. 전문 의료인다운 행동이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서울시의사회의 경우, 김숙희 회장과 임원들의 재빠르고 신속한 대응이 메르스 확산 방지에 큰 역할을 했다. 또 각 병원의 의료인들이 자신의 몸을 바쳐가며 오직 환자치료와 메르스 확산 방지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 하겠다.

그렇게 열심히 국민과 환자를 위해 봉사했지만 지난 몇 개월 간에 걸친 병의원의 경영난은 심각할 정도이다. 메르스 환자의 내원만으로 문을 닫은 병의원은 물론이고, 일반 의원들도 현재 많은 경영난을 겪고 있다. 또 당분간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메르스로 인해 `병의원은 쪽박, 보험공단은 대박'이라는 비유가 실감나는 상황에 도달한 것 같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손실 난 병의원뿐만 아니라 모든 의원에 대해 세제 혜택 등 각종 지원을 통해 이번 만큼은 지난 정부가 의료계에 홀대했던 행위를 절대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 2009년 5월에도 신종플루가 들이 닥쳐 온 국민이 불안에 시달렸음은 물론이고 환자를 직접 치료해야 하는 병의원의 의료인들은 그야말로 바이러스 병마와 직접 대적하는 하루 하루를 보내야 했었다.

한겨울 내내 모든 병의원이 환자 진료에 심혈을 기울여 신종플루를 성공적으로 물리쳤지만 당시 주무장관이었던 모 장관은 그동안 어려웠던 의료계를 적극 지원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공(?)의 여세를 역이용, 약가 인상의 책임이 마치 의사들의 리베이트에 있다는 듯 누명을 씌워 세계유일의 쌍벌제까지 만들어 의사들에게 보답했었다. 이 역시 현실과는 전혀 다른 아주 무섭고 권위적인 행위라 하겠다.

이런 지난 일들을 돌아볼 때 우리 의료계도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책임이 상당하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같은 제2, 제3의 변형된 바이러스가 더욱 잦아질 것라는 점이다. 이같은 우려는 대부분의 감염전문의들의 예측이므로 반드시 완전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복지보다는 보건 우선 정책을 점차 늘려 나가야 될 것이다. 물론 복지 전문가가 아닌 보건의료 전문인이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것이며, `복지의 기초는 건강이고 건강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국민적 인식을 함께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보건소 업무는 환자진료가 아닌 질병예방과 계몽 특히 `감염병 예방'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급한 문제는 환자 진료의 최일선에 있는 동네의원들의 경영난을 하루빨리 타개해 양질의 진료를 펼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만약 동네의원들이 무너진다면 이는 국가적인 재난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를 미리 대처하는 `현명한 정부'가 되기를 특히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강력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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