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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당신들의 개념없는 행동에 동료들이 멍들고 있다
의사신문 | 승인 2014.12.30 23:56

당신들의 개념 없는 행동에 동료들이 멍들고 있다

이명진
의사평론가
명이비인후과의원장
 
전 의료윤리연구회장

2014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대표적인 사건을 들라면 성형외과의 대리수술(일명 쉐도우 닥터)과 수술방 생일축하 파티사건이다. 대리수술이란 상담할 때의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수술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사건이 있은 후 성형외과 의사회에서 자정선언과 회원을 고발하는 행동을 했지만 그 영향이 이상한 곳으로 흐를 뻔 했다. 정작 고치고 바꾸어야 할 부분은 환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대리수술 문제인데 불똥이 교육병원에서 전공의나 교육학생들의 술기교육을 대리수술로 오해하고 문제를 제기한 경우이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학지식(medical knowledge)과 의술기(medical technique) 그리고 의사의 전문 직업성 ( medical professionalism) 세 요소가 갖추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에서는 일정 기준에 맞추어 의과대학을 인가해주고 교육병원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의사를 교육하고 양성하고 있다.

의과대학과 교육병원에서는 지도교수와 지도전문의가 술기를 배우는 전공의와 교육학생의 수준을 감안해서 술기를 허용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방법이다.

만약 술기를 교육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지도교수와 지도전문의의 책임이 우선이다. 교육자이고 교육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교육자로서 지도교수에 대한 존경과 명예가 주어진다. 모든 병원이 교육병원이 될 수 없고 아무나 교수가 될 수 없는 이유이다.

안타깝게도 일부 일탈된 행동을 하는 의사들 때문에 대리수술의 여파로 의학교육과정까지 위협받고 있다. 교육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술기교육에 대해서도 환자의 사전 동의를 받으라는 요구가 일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의료행위에 사전 동의를 받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생략하거나 예외로 하는 경우가 있다. 의과대학 교육과 술기 교육의 경우이다. 이미 의과대학과 교육병원이라는 사회적 합의하에 제도를 만들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교육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행위는 암묵적 동의의고 사회적 동의에 관한 부분인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부분(사회계약)의 근간에는 의사의 전문직업성이라는 기초가 있다. 일부 비윤리적인 의사들의 일탈 행동으로 의사집단 전체가 싸잡아 비난받고,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사회제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전문직업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일부 몰지각한 의료진들의 행동이 국민의 분노와 불신을 초래하여 동료의사들, 그리고 후배 의사들을 멍들게 하고 있다. 사회전체를 보아서도 큰 손실이 예측된다. 정확한 합리적 이성적 판단을 하지 않은 감성적 여론몰이가 되어 의학교육이 위축되고 실습한번 해 보지 못한 미숙한 의사들이 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진들은 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자기결정권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도록 교육받고 또 평생을 의업에 종사하면서 지켜나가야 한다. 하지만 의술기의 교육부분을 사전에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분류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번지수가 다르다.

일부에서는 수술실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하고 있다. 환자와 의료진의 프라이버시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는 제안이다. 의료진들을 예비 범죄자로 몰아가는 성숙하지 못 한 처방이다. 이런 것들은 의사에 대한 신뢰구축과 환자에 대한 에티켓의 문제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전문직업성을 상실한 일부의 동료의사들의 개념 없는 행동은 동료의사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려 사회제도의 근간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의료 단체도 이들에 대한 적절한 징계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결책을 내 놓아야 한다. 각 직능별로 지켜야할 환자를 위한 의료인의 행동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회원윤리교육에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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